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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그의 손은... 수의 손가락은 조용히, 느린 듯하면서도 물처럼 미끄러지듯이 다가왔다.수류의 흐름처럼 느껴지는 그 손은 부챗살처럼 뻗쳐져 조용히 강희의 목덜미에 안주하듯이 내려섰다.강희는 수의 손가락이 자신의 가는 목에 닿자 움찔 하고 떨면서 신음했다."아...."수는 입이 벌어져서 눈에 환히 들어오는 강희의 새하얗고 고른 치아를, 그리고 붉게 피어오른 장미같은 혀를 바라보면서, 또다시 손을 움직여간다.쓰윽목덜미를 미끄러지듯이 내려온 손가락들. 그것들은 흘러 흘러 다시 자신들의 존재를 여자의 쇄골…
<티렉스와 릴렉스>라면을 찾는 남자. 강희는 남자를 멀뚱거리며 바라보다 이내 대답해줬다."있긴 한데...끓여주라구?""배고파?"대답은 않고 그녀에게 또 질문을 던지는 그. 강희는 나직하게 한숨쉬더니 말했다."...안 고파. 왜?""갑자기 싫어졌거든. 생각이 짧았다. 라면 따위를 찾을 때가 아냐. 헛소리를 지껄였어""..?"어리둥절해진 표정으로 그녀는 남자를 보았다.남자는 왠지 모르게 잠시 고민하는 표정이다가, 갑자기 또 배시시 웃음짓…
강희는 입술을 떼었다."내가 잘동안...무슨 일이 있었지?""무슨 일?"남자는 강희의 질문이 흥미롭게 느껴지는지 눈을 좀더 크게 뜬다. 강희는 부연적설명을 위해 재차 말했다."그래.. 대답 여하에 따라서 널 판단하겠어. 니가 어떻게 대답하나 보고 말이지""...무슨 일...이 있었는가..라.."남자는 고개를 잠시 숙였다가 크큭 하고 웃더니 고개를 이내 짓쳐들고선 강희를 마주 봤다. 그의 눈동자는 조금의 변동도 없었고, 아무렇게나 서 있는 듯했지만, 그래 보이지가…
<놀이터에서>생각해보니,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은 오랜만의 일인 듯하다.친, 외가쪽의 인척과 얼굴을 상면하게 되는, 생신 때나 축하기념일 등, 기념비적인 날일 때에나, 애들을 본다. 친척꼬마들 치고, 강희를 싫어할 애들이 없었기에, 그녀가 자리에 참석하기만 했다 하면 죄다 졸졸 그녀를 따라다니는 판이니, 아이들 보는데는 강희가 최고일거라고 어른들은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실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하지만, 그런 날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니, 나이 어린 동생이 있는것도 아닌 강희로선, 어린 애들과 놀아줄 기회 자체가 없는 셈이다.…
<아는 누나 vs 춘 리>"꺄하하하하!!~~ 아흐흐흐흐~~!! 아하하하하악~~!!"고등학생정도로 보여지는 여자 한명이, 의자에 앉은채 동영상을 시선에 담고 있었다. Hogtied 자세로 결박되어져 기운 좋아 뵈는 남성에게 발바닥을 간지럽혀지면서 옴짝 달싹도 못하고 웃음 짓는 금발의 여성. 그녀의 웃음소리는 날카롭게 들릴정도로 고양되어 있다."..............."여학생의 얼굴엔 그 어떠한 표정도 떠올라 있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그렇게, 무감정한 듯한 시선으로 동영상을 바라보고 …
문화제가 막을 내렸다.xx고등학교의 최고 인기인, 최강희란 인물이 만화부에 한 팔을 거들어줌으로써, 만화부는 창립 역사 이후 사상 유래 없었던 실적, 그리고 호황을 받았으며, 좋은 평가를 일궈냈다.교단에서도, 학교 내의 문화적 장르 측면과 관련해서 타 학교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에게까지 널리 선전을 해준 만화부에 대해 시각을 대폭 넓히는 계기를 강희가 마련해준 것이다. 비록 본인이 하고 싶어 한건 아니지만 말이다.문화제가 그렇게 매우 만족할 만한 성과를 끝으로 막이 내려진지 일주일 가량이 지난 어느 날.강희는 침대에 누워서 이것저것을…
"......그래서?""...........""....응? 그래서 나보고....한마디로 지금.........삐끼...를 해달란 말야?""아...아니....삐끼라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강희야. 응?""우이씨...사람 모으는게 삐끼지 뭐 삐끼 뜻이 따로 있니? 그래?""아..음....우......""....암튼 안돼...안돼...아무리 생각해도 못해. 절대 안돼!!"만화부 동아리에 놀러왔다가 난데없이 부탁, …
".....즉흥화가?""...네... 안녕하세요?"꾸벅해가 조금씩 넘어가기 시작한, 슬슬 그늘이 드리워질 무렵에 둘은 공원에서 그렇게 만남을 가졌다. 둘다 교복 차림이었고, 남학생은 벤치에 홀로 앉아 한가로이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여학생을 보자마자 다가와서 그렇게 인사를 했다. 여학생으로선 남자애쪽을 처음에는 이것이 첫 만남이라고 생각했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기억이 있었다.강희는 캔콜라를 홀짝이면서 숙인 고개를 다시 들추는 남학생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다가 기억을 떠올렸다."흠.....생각…
타닥 타닥강희는 무료한 시선을 모니터에 준채 왼손으로 자판을 별 특별한 의미없이 두드려대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론 연신 TBM까페에 새로 업로드 된 Bondage와 tickling과 관련된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을 살펴보고 있었다.그녀가 앉은 의자에서 뒤로 좀 떨어진, 방 구석의 침대에는 소년 한명이 누운채로 잠들어있었다. 이불을 확 끌어안고 잠들어 있는 그 애는 퍽이나 편안해보이는 듯한 얼굴표정으로 단잠을 자는 중이었다. 소년이 누워 있는 침대 아래쪽에는 팽이 하나와 잘근잘근 끊어져 있는 팽이줄이 널려 있었다.딸칵 딸칵…
늦은 밤 골목 어귀 한 구석.인적이 매우 드문 곳임을 한눈에 봐도 알수 있는 장소. 그 인적 적을 법한 곳의 구석에 다섯명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다섯명은 모두가 일행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남자였고, 네 명의 패거리와 홀로 있는 남자가 한명. 모두 교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학생이다.외로이 혼자인 남학생은 분명... 금품을 빼앗기려는 상황에 놓였음이 틀림없다. 그의 절박한 표정과 발길질에 더럽혀진 교복이 상황을 명확이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은 싫다는 듯 얼굴을 가리면서 터진 입술로 재빨리 입을 움직여댔다."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