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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갓집 사람들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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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264회 작성일 20-01-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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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창촌리에 숙자더러 먼저 전화걸게 한다음,

오후가되어 준비해둔 숙자 부모님의 겨울외투를 자동차에 실었다. 

[이건! 아버님 겨울파카구, 이건 어머님 꺼니까 네가 산것처럼 해서 드려..., 그리구 

눈이녹아 도로가 진흙길이 되었을테니까 청바지 차림에 옷을 간편하게 입으라구...]   

다음달 결혼하는 매자를 위해 별도로 200만원을 누런봉투에 담아 숙자몰래 챙긴후에 

빨리 가자고 독촉하였다.

숙자는 자기 가족까지 챙겨주는 나에게 고마워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주일전에 백화점에서 산 청바지를 입은 숙자 모습은 세련된 여대생과 다를바없었다.

 

창촌리에는 숙자가 뭐라고 전화를 했는지,  가까운 친척들과 매자의 약혼자까지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몇 달전만 해도 농사지으며 농협에서 파트제로 돈벌겠다고 뛰어다니던 새까만 그런 

숙자가, 하얀 얼굴에 신데렐라가되어 나타났으니 모두가 놀래는건 당연 하였다.

 

집안에는 급하게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였고, 숙자가 소개 시키는대로 나는 인사

하였다.  부모님 앞에 나는 절하면서 결혼하겠노라고 말씀드렸더니,

[고맙네! 배운것도 없고 가진건 지 몸땡이 하나뿐인걸 맡아 주겠다니...]

[아닙니다, 장인어른! 이렇게 착한 딸을 주셔서 제가 고맙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매자 약혼자에게 인사할때는 매자와 계곡에서의 관계가 생각나 약간은 미안했다.

[형님! 잘부탁 드립니다. 강용굽니다.] 매자 약혼자에게도 먼저 인사를 했다.

[아아뇨...제가 부탁..드려야지요..., 김영균입니다..] 우리는 악수를 하였다.

[... ... ]

 

내일 출근을 위해선 돌아갈 시간이 되었지만, 차려는 음식을 보고 그냥 일어설수도 

없고 따분한 생각에 밖으로 나와 뒤뜰을 서성이다 둘이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들었다.

한사람은 숙자 목소리임을 알고 궁굼해서 닥아가 보았다.

 

[ ... ... ]

[용구씬 너보다도 내가먼저 그것도 했으니 남남도 아니다... 응! 그러니 해주라...으응?]

[안돼! 언니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해줄것도 못해!  그리구,  절대 우리 살집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할거야.]

[숙자야! 그럼 내가 용구씨한테 때를쓰며 육탄공세를 편다..., 그러니...으응?]

[흥! 언니가 아무리 육탄공세를 펴도 용구씬 눈하나 깜짝안해...,지난번 언니하고 씹한 

것 까지 죄다 이야기하며 나만 사랑해 주신댔어..., 그런거 우리한텐 비밀도 아니야.] 

[숙자야!  어떻게 부탁한다...,으응?]

[... ...]

나는 얼른 그 자리를 떠나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자매끼리 비밀이 있는모양이지?" 

 

운전을 해야 한다며 술은 극구 사양했지만 차려논 음식은 맛있게 먹었다. 

숙자는 식사를 끝낸 다음에야 갖고온 겨울외투를 부모님에게 드리며, 

[용구씨가...]

 

나는 숙자가 더 이상 말을 꺼내지못하도록 먼저 이야기를 했다.

[숙자가 부모님 겨울외투 하나씩 사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 같고온 겁니다!]

숙자 부모는 입어보고 어린애 마냥 매우 좋아하셨다. 

[아휴! 따뜻해라... 생전에 이렇게 좋은 옷을 다입어보고....,]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인 애자에게 용돈으로 5만원을 주고 기태에게는 2만원을 주었다.

[형부! 고맙습니다.]

꾸뻑 절을하며 두손으로 받는 애자는 얼굴을 붉히며 얼떨떨해 했다.

 

"후후훗... 내가 형부소릴 다듣고..."

 

가족들의 전송을 받으며 우리는 진주로 돌아가기위해 창촌리를 출발했다.

나는 빽미러로 집앞을 보며 천천히 달리다가, 대문앞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자 

자동차를 후진하여 대문에서 50미터쯤 떨어진곳에 정차시켰다. 

 

[용구씨! 잊어버린거 있으세요?] 의아해 하는 숙자에게  말했다.

[몰래 집에가서 언니에게 내가 좀 보자고 대리고 와요!]

[뭘 하시게요?...,]  

[내가 말하는데...! 벌써 잊어버렸나? 흐흠...] 

위엄을 부리자, 숙자는 화들짝 놀래며

[죄송합니다. 용구씨, 다른생각 하느라 미쳐... 죄송해요] 하며 얼른 집으로 뛰어갔다.

뛰어가는 숙자를 보며 나는 솟구치는 눈물을 감추는라 얼굴이 뿌여졌다.

 

"숙자는 입고있던 청바지를 부러워 하는 애자에게 벗어주고 작업할 때 입으려고 

갖고간 골덴바지로 바꿔입는 것을 본의아니게 보았었다."

 

나는 아무도 몰래 매자에게 주려던 돈을, 조금전 둘이서 하는 이야기를 엿듣고 

숙자앞에서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어 매자를 데려오라고 한 것이다.

잠시후 자동차 뒷자석에 매자를 타게한후 숙자는 조수석에 올라탔다.

뒷자석에 앉은 매자는 약간 불만인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알수 있었다.

 

[매자씨! 이렇게 이야기 하는거 오랜만이죠?]  

[네에...,]

[다음달에 결혼하는거 축하드려요..., 영균씨도 성실해 보이더군요..]

[... ...]

[이건,  200만원인데 부모님 몰래 매자씨 필요한데 쓰세요..., 지참금도 좀 필요할 것

같아 제가 매자씨한테 드리는 개인적인 성의니까요...,  

우리둘은 비밀도 간직한 사이잖아요... 하하하...,  그리고, 결혼 준비는 저도 숙자와 

결혼할 처지니까, 가족으로서 숙자하고 의논하여 성의껏 도울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두자매는 깜짝 놀래어 얼떨떨한 표정을 짖더니만, 둘이서 마주보며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봉투를 받는 매자의 손은 부들 부들 떨며 어찌할바를 몰라 했다.

 

[숙자한테 엄마몰래 50만원만 꾸어달라고 부탁 부탁 하였었는데.... 후울쩍..훌쩍...]

[하하하..., 매자씨 웃으세요....하하하..., 그리구  지난 계곡에서의 추억은 별로 좋은 

추억이 못되니까 얼른 잊어버리구요..]

매자도 그때를 생각했는지 빙긋 웃으며, 

[용구씨! 고마워요...너무 너무 고마워요...,제겐 한푼도 없었거든요.. 오! 하느님...] 

매자는 정말로 감격해 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나는 옆에서 멍하니 앉아 사념에 빠져있는 숙자를 보았다.

[입고있던 바지마져 동생에게 벗어주는 천사같은 당신마음... 나도 행복해...]

[용구우씨... 보..보셨어요..?  사주신 옷인데... 애자가 한 번만 입어보고 싶다기에 그만...]

[또! 용구씨가 뭐야? 둘만 있을때는 여보! 라고 불러야지?  그러면...내 색씨 않한다?]

나는 호들갑 떨며 숙자의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자 머리를 내 어께위에 살포시 기대왔다.

 

숙자가 마산을 다녀온지 6일째 되는 금요일 오후에 형수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랬다. 

[도련님! 여기 정문앞인데 어머님하고 기다리고 계시니 빨리 나오세요..] 

나는 처음있는 일이라 영문을 모르지만 숙자에게 연락을 한후 정문에 뛰어 나갔다.

형수는 두틈한 밍크코트를 걸치고 현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어머니는 하얀색 

쏘나타 뒷좌석에 앉아있다가 나를보고 손을 흔들었다.

[형수님! 어쩐일이세요?  학교는 어떻게 하구요? ]

[어머님이 도련님 어떻게 지내는지 궁굼해 하시기에 모시고 왔죠, 학교는 방학이잖아요...]

[엄마! 추운데 진주까지 왜 왔어? ]

[오냐, 궁굼하기도 하고 니 색씨는 어떻게 사는지 보고싶구, 겸사 겸사왔다.]

하숙집에 와본 어머니는 저번보다 깨끗하고 구석 구석 정돈된 하숙방을 둘러보시고,

[니 색씨가 다녀가는 모양이구나? ] 하며 금방 알아 차렸다.

[니 색씨는 어ㄷ게 사는지 가보자?]

[아이, 엄만! 지금 퇴근도 안했고 가서는 뭘 해요?]

[녀석! 애미가 가자는데... 잔말말고 앞장 서거라.]

[도련님, 저도 보고 싶어요, 동생이 어떻게 사는지... 자취 한다면서요?]    

형수가 운전하는 쏘나타를 타고 할수없이 숙자 자취방으로 갔다. 

마침 연락을 받고 헐래 벌떡 뛰어오던 숙자와 집앞에서 만나 같이 집으로 들어갔다.

 

[도련님..너무했어요... 세상에.., 세상에...]

 

고생이라곤 해본적도 없는 형수는 숙자의 자취방을 둘러보고 이말만을 되풀이 했다.

"비키니 옷장... 간의식 찬장... 천으로된 신발장... 석유곤로... 트렁크위에 가지런히 개어

있는 이불과 간단한 취사도구...텔레비젼 하나없이 썰렁한 방안..."

 

어머님은 끌끌 혀만 차시다가 

[아가! 고생이 많겠구나...]하시며 눈물을 글썽거리신다. 

형수님은 숙자손을 꼬옥 잡아주며, 

[동생! 고생많지? 조금만 기다려..] 위로해 주셨다.

허지만 이런생활에도 행복을 느끼며 살고있는 숙자의 마음은 티한점 없이 맑기만 하다.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너무 행복에 겨워 꿈만 같아요.] 거꾸로 위로하며 활짝 웃었다.

어머님이 다녀가신 다음날 형님이 진주에 오셨다.

 

[야! 이자식아, 이렇게 구차하게 살면서 형한테는 한마디 안하냐? 자립정신도 좋지만

너무 궁색하게 살면 마음도 그렇게 되는거야 임마!] 하며 꿀밤을 먹였다.

형님은 오후내내 진주시내 복덕방을 뒤져 분양안된 20평형 아파트를 전세계약 하고 

잔금은 온라인으로 송금하기로 계약 해주셨다. 

열쇠를 받아든 나는 감격스러웠다.

 

[형! 고마워.. 히히히.] 

여섯살 많은형이 이렇게 어른스럽고 정이 깊은줄은 미쳐 몰랐었다.

[임마! 제수씨하고 결혼할거면, 몇 달 먼저 데리고 산다고 누가 뭐라하냐? 둘이 

하는걸보니 벌써 딱지는 땐거같은데 같이 살 생각은 없냐?  그대신 아버님에게 

누가 될일은 하지말고...?]  형님의 이야기를 듣고, 

 

"아차!" 

왜 진작 그런생각을 못했지? 하는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형수님이 숙자를 데리고 다니며 이것 저것 사서 살림하는데 걱정없도록 

해주셨다. 냉장고에 비디오는 물론 식탁까지... ...

 

[동생! 집은 어머님이 장만해 주셨지만, 살림살이는 내가 동생이뻐서 사주는거야..., 

그리고 도련님 잘모시구... 화장도 좀 하구 다니고 그래..응?] 

[네, 형님!  모두가 고마워서 너무 행복해요..., 형님! 이게 꿈은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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