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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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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59회 작성일 20-01-1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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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버스에서첫 출근 버스에서

 

 

 

 

 

 

 

출근길은 머얼다 . 차가 덜커덩거리고 삐걱거리다가 얌전해졌다가 했다 . 난 손장난을 치다가 폰이란걸 만지작 대다가 하다가 지쳐 상념에 빠져있다 .

 

 

 

 

 

서울 올라고오나서 몇달간 힘들었다 . 딸애를 간신히 서울로 보낸 가난한 가족들에게 돈을 부쳐야 했지만 , 고졸을 받아주는 좋은 회사는 없었다 . 별수없이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하던중 내가 일하는 모습에 반했다던 어떤 극작가와 만나게 되고 , 극작가는 내가 별볼일없는 일터에서 아르바이트 하는게 마음에 안든다며 배우일을 권유했다 .

 

 

 

비록 어설픈 조연에 지나지 않지만 난 그에게 백배 고마워하며 지금 타고 있는 이 버스위에 몸을 맡기고 , 촬영장소로 가고 있다 . 그가 나에게 후했는지 촬영댓가를 미리 당겨 가족들에게 백만원 남짓한 돈을 보낼 수도 있었고 , 필요할때마다 부르되 일 쉬는 날은 배우 학원을 다닐 수 있도록 아는 지인도 소개시켜주었다 .

 

 

 

생각해보니까 내 예전꿈도 배우였던 것 같다 . 상념 끝 .

 

 

 

 

 

버스는 탈탈 내딛기도 하고 멈추기도 한다 . 퇴근길이라 그런지 몹시 지친기색이 있는 사람들을 꾸역꾸역 채워넣기도 하고 , 다시 뱉기도 한다 . 무거워 빌빌대던 버스가 한산해진 지금은 즐겁게 탈탈거리며 내딛는다 . 

 

 

 

젊은 남자구경 하는것도 재미없게 시리 , 서울을 벗어나자 차안엔 배불뚝이 아저씨나 쇤내나는 아줌마들밖에 안남는다 . 뒷자리에 앉아 놀이기구 마냥 덜커덩거리는걸 즐기는 것 마저 지겨워져 눈꺼풀을 붙이고 창벽에 기댄다 . 지겨움 나라에서 벗어나는 방법중 제일은 꿈나라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

 

 

 

그래 ... 서울은 너무 재미없다 .. 원래 체력이 좋은지라 일하는게 힘들진 않다 . 하지만 서울에는 가족들과의 대화가 없고 , 이웃과의 정이 없고 , 건물들도 우중충한 것들 뿐이고 하다 .

 

 

 

우중충했던 건물들이 색채를 입어 넘실거리고 , 검은 콘크리트는 박살이 나서 돌과 흙으로된 계단이 된다 . 나는 유토피아 같이 개성넘치고 행복가득한 내 직장을 향해 박살난 콘크리트 계단을 향해 뛰어간다 . 계단을 오르며 숨이차고 ,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황홀함을 느낀다 .

 

 

 

그런데 마지막 계단을 오르고 나자 모든게 원상복구되어 , 박살났던 길마닥은 콘크리트로 매꿔지고 , 건물들은 네모반듯한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 내 꿈가득한 직장은 평범한 회색건물이 된다 . 배때지에 차가운게 느껴진다 .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장 , 아니 전 사장이 내 배를 물티슈로 닦고 있었다 .

 

 

 

이건 꿈임을 직감하고 천천히 , 부신눈을 뜬다 . 여긴 버스안이다 . 배가 아직도 차갑다 . 옆에서 뜨겁고 축축한 숨결이 느껴진다 . 옆에 앉은 사내의 질척거리는 목소리가 귀를 축축하게 덥힌다 .

 

 

 

" 일어났어 ? "

 

 

 

옆을 보기전에 아래를 본다 . 서슬퍼런 칼이 내 배를 찌르고 있었다 . 아니 그냥 옆의 쇠붙이로 가져다 대고있었다 . 옆을 볼 용기가 차마나지않고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 방금깬지라 상황이 적응되지 않는다 . 소리를 지르려해도 차마 소리가 질러지지 않는다 . 앞의 몇몇사람들도 그저 자고있다 . 난 힘겹게 입을 열어 중얼거리다시피 말을 잇는다 .

 

 

 

" 시키는대로 다할께요 . 찌르지 마세요 . 저는 아직 22살밖에 안됬고 , 시골엔 부양해야 할 가족도있어요 . "

 

 

 

" 착한 여자네 , 이름이 뭐야 ? "

 

 

 

사려깊은채 고개를 조용히 끄덕거리던 그가 귀에다 대고 다시 속삭인다 .

 

 

 

" 정인비예요 . "

 

 

 

" 내가 뭘시킬 것 같애 . "

 

 

 

" 돈이라면 .. 가족들에게 다 부쳐버려서 전혀 없어요 . "

 

 

 

" 그거 아니야 . 난 너한테 조금만 더 소리를 낮추라고 부탁하고 싶어 . 부탁해 . "

 

 

 

목구멍까지 나오려던 비명이 몸속으로 들어갔다 . 그를 따라서 주위를 살피니 이쪽에 관심있는 사람은 전혀없었다 . 나는 습관적으로 아랫입술을 깨문다 .

 

 

 

" 그래 , 그렇게 있지 않으면 콱 쑤셔버릴거야 . 알지 ? 그렇게 얌전히 있으니까 사랑스러워 . 있지 , 이쪽에 뽀뽀해줘 . "

 

 

 

그는 모두들 싫어하던 내 아랫입술을 깨무는 습관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 나는 그의 요구에 맞추어 목을 빼서 입술을 그의 뺨에 댄다 . 턱수염이 내 턱을 찌른다 . 손가락이 내 가랑이 사이를 쿡쿡찔러온다 . 배는 여전히 차갑다 . 그의 얼굴에선 쇠냄새가 난다 . 거친피부가 그가 살아온 날들을 보여주는 듯 싶다 .

 

 

 

내 숨소리가 불규칙해진다 . 그의 손가락이 점점빠르게 샅을 쑤셔온다 . 숨가빠 입으로 숨을 토한다 . 아래가 저릿저릿하다 . 입술끝에서 얼굴기름의 맨들맨들함과 뾰족한 턱수염의 감촉이 같이 느껴진다 . 언제까지 볼뽀뽀를 해야하는지 몰라 천천히 뗀다 .

 

 

 

샅을 찌르던 손가락이 멈춘다 . 앗 . 이 남자한테는 실수다 . 다시 볼에 얼굴을 가져다대려 들지만 늦었다 .

 

 

 

사악 - 칼이 스쳐 옷의 섬유를 자른다 . 온몸에 숨이 막힌다 . 칼이 배꼽아래 민소매셔츠의 끝부분을 세로로 잘랐다 . 흔들리는 동공으로 그를 본다 . 그는 화나지도 , 슬퍼하지도 않는 미묘한 무표정을 한다 . 그리고 입꼬리가 내려가면서 유감이라는 표정이 된다 . 내 실수다 .

 

 

 

그가 내 귀에 속삭인다 .

 

" 입에 뽀뽀해줘 . "

 

 

 

그가 시키는 대로 입에 입술을 갖다대고 혀를 조금 넣는다 . 혀와 혀가 맞닿는다 . 알코올맛이 조금 난다 . 그의 혀가 내 혀를 민다 . 더 거세게 입안으로 혀를 밀어넣는다 . 내 손이 그의 양어깨를 잡고 더 격렬하게 밀고 빨고한다 . 그의 다른손이 내 이마를 민다 .

 

 

 

" 뽀뽀 만 . "

 

 

 

좀전에 소극적이였던 칼이 과감하게 단전과 배꼽과 명치를 타고올라가 브레지어의 끈을 자른다 . 브레지어가 철렁 내려안고 난 그 상태에서 다시 얼어붙는다 . 브레지어가 몸에 찰싹 달라붙은 민소매로 인해 허리에서 남는다 . 그는 손가락으로 브레지어를 빼내 늘어진 츄리닝 주머니에 쑤셔넣고 지퍼로 잠근다 .

 

 

 

그가 내 오른쪽 허벅다리를 쥐고 자신의 무릎 반대편으로 당긴다 . 내가 그의 무릎에 앉아 마주보는 자세처럼 되었다 . 다만 난 엉거주춤서있는다 . 칼이 엉덩이에 와닿아있기 때문이다 .

 

 

 

그가 날 올려다보다 속삭인다 .

 

" 다시한번 시키지도 않은짓을 하면 똥구멍을 두개로 만들거야 . "

 

 

 

칼등이 꼬리뼈와 항문사이를 툭툭친다 . 간담이 서늘해진다 .

 

 

 

그가 민소매를 추켜올리고 젖가슴을 입에 문다 . 성인남자의 힘으로 빨아댄다 . 이빨이 우륜의 돌기에 닿아 흥분을 고조시킨다 . 나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

 

 

 

" 하윽 . "

 

 

 

그가 젖꼭지를 깨문다 . 고통에 터져나오려는 신음소리를 억지로 참으려 어금니를 악물고 팔로 그의 머리통과 등을 끌어안는다 .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그의 무릎에 주저앉고 , 업소에서의 습관때문에 살과 살을 비빈다 . 고개를 천장으로 빳빳히 하게 하고 개마냥 신음을 흘린다 .

 

 

 

" 하악 .. 하앙 .. "

 

 

 

그의 빠는 동작이 멈추고 , 그가 미세하게 떨린다 . 화들짝놀라 그의 얼굴을 살핀다 . 금방이라도 웃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다 .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

 

 

 

" 크크크흑 ! 끅끅 ! "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 주변의 몇몇 사람들도 웃고있다 . 몸을 웅크리고있던 모자쓴 남자가 특히 어깨가 들썩거릴정도로 웃다가 , 일어서 몸을 빙글 돌린다 . 저런 !

 

옆에 앉은 사내가 말한다 .

 

 

 

" 인비씨 그만해도 돼요 . "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 그러니까 .. 이게 그 촬영인가 ? 무의식중으로 카메라를 찾는다 . 카메라는 어디에도 없다 . 혼란스럽다 . 극작가가 선선히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한다 .

 

 

 

" 이제 그만 내리지 . 모든걸 설명해줄게 . "

 

 

 

옆에 앉은 남자가 거든다 .

 

" 인비씨 멋졌어요 . "

 

 

 

아직 긴장을 늦추지않은 내가 힘겹게 말한다 .

 

" 이게 무슨일이죠 ? "

 

 

 

" 간단히 말해서 , 환영식 같은거야 . "

 

 

 

그 목소리에 놀라듯 , 다리에 힘이 풀려 좌석에 털썩 주저앉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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