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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穴[혈] - 13부

작성일 20-01-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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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익명 조회 26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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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부]




벌써 이곳에서 지낸지가 3일이 지났다.
아직 어깨는 여전히 아프지만 팔은 움직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노인네의 병수발에 무의도식하며 지낸다는게 미안해서 설겆이나 소일거리
를 찾으며 도우려 한다.

최노인..
나이는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임에도 30년을 한편생
산을 타고 다니며 살아온 체구라 다부져 보인다.
다음날도 최노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 최노인에게 어느날 아침밥을 먹다가 이상한 얘기를 듣게 되었다.
[혈위]를 찾다가 누군가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위해 박아놓았다는 악의적인 쇠말뚝도
30여개를 넘게 찾았다고 한다.

그 때 문득 떠오르는게 있었다.
치악산....의 오래되고 그 무식한 쇠말뚝...

"저 어르신.. 거..치악산 쪽에요..."
"말하게..."

"여기 지도에서 보면 요기.. 요쪽에 말뚝박으러 갔다가 지름이 손목만한
오래된 쇠말뚝을 봤거든요?????"
"음....그래??????? 어디 자세히 말좀 해보게나...."

"그..바위들이 형상이 마치.. 투구를 쓴 장군형상이랄까??? 하하하... 뭐..제가
솔직히 풍수지리는 꽝이니까... 하하..."
"이사람!!! 웃지말고.. 어서 차근차근 하게 말해보게!!!!!"

[최노인]의 눈빛이 번뜩거리며 내 두눈을 응시하고 있다.
아주 심각한 표정이다.

"하여간 제가 봤을때.. 그런 형상인데.. 그러니까..이쪽어깨죠.. 여기쪽에..
그게 박혀있더라구요..."
"거기... 자네... 어딘지...확실히...아는가???????"

[최노인]이 놀라 두 눈이 휘동그레지면서 말을 더듬기 까지 한다.

"그럼요.. 알죠... 쇠말뚝이 어찌나 오래됐는지...손으로 만지니까..녹이 부서지더
라구요..."
"이럴수가...... 치악산이라........"

다시한번 [최노인]이 지도를 이리저리 살핀다.
"그래.... 여기가 어쩌면... 혈위일 수도 있겠어..... 내가 그동안......"
"네??? 혈위요????"

"어쩌면... 이곳....그래....여기가 호랑이의 혈위야..제문혈(臍門穴)의 위치였던게야..."
".........."

"자네... 왜 그걸 이제야 얘기하나!!!!!!"
"아니... 뭐.. 어르신이.. 단양쪽에서 찾는 그 혈위가 있다고 해서...하하..
사실.. 갑자기 생각나더라구요.."

"이사람...이거..... 안돼겠네... 지금 당장 거길 가야겠네..어서 앞장서시게.."
"네???? 아직 몸도 좀 그렇고....."

"잔말말고 채비하게!!!!"
"네..그러죠...."



그렇게 [최노인]과 함께 버스를 타고 원주로 향하고 있다.
문득 핸드폰의 밧데리를 갈아끼우고 전원버튼을 누른다.
그동안 산속에서는 핸드폰이 터지지가 않아 금방 방전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킬수가 없었다.
또한 [최노인]의 집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았던 곳이었다.

핸드폰이 켜지자 수많은 부재중 전화가 떳다.
[요오꼬]번호외에 못보던 번호가 여러개 있다.
같은 핸드폰번호.. [윤선생]일 것이다.

서둘러 전화를 했다.
[띠리리리....]

"오....희준이 자넨가??"
"네..선생님..."

"그래...무사한가???"
"종필이형이..흑흑... 죽었어요... 총맞구요..."

"오호...이런..... 이럴수가......"
"말뚝은 다 박았구요.. 누군가가 우릴 죽이려 해요.."

"저번에 술집으로 들이닥친 놈들일게야..친일 단체 중 한군데라네..."
"말뚝지도를 빼앗으려 했어요..."

"음... 아마 그랬을꺼야.. 자네 지금 어딘가????"
"지금은 솔직히 말씀 못드려요.. 내일즈음 이 번호로 연락드리죠.."

"그래... 그래... 알겠네... 무사하길 바라네..."

전화를 끊고 버스의 창밖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다.
옆에 있던 [최노인]이 한마디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게 큰 죄야...."
".........."

"그 후손들이 지금 영광을 누리면서 떵떵거리면서 잘 살고 있는게지..."
"........."

"그런데 자네.. 그 친일 후손들이 왜 떵떵거리면서 잘 살고 있는지 아는가??"
"훗...몰라요..."

"우리나라.. 이 대한민국이 말이야.. 못살아야.. 그놈들이 잘살게 되는 이유야..."
"네?????"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못살고 굶주리고 고생을 해야 그 위에서 군림하는 그놈들이
더욱더 살을 찌울 수 있는 특이한 구조라는거야..그놈들이 그렇게 만들어놨지.."
"보통 자본주의가 그런거 아닌가요???"

"그건 절대 아니네.. 자네가 박아놓은 열두군데의 혈침을 도로 뽑으려고 했던 놈들 역시..
그놈들일께야.. 과거 친일파의 후손 또는 그쪽계통의 기득권유지를 위한 단체들..."

"참 이상한 나라야.. 일제시대가 끝나고 친일청산을 못했다는게 한백년 동안이나
이나라의 꼴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거야..."
"그렇군요...."

"아마.. 우리민족의 정기를 망친다던지.. 하는 일에는 지금의 일본인들은 전혀 관심이
없을게야..우리 내부의 반민족 행위자들...그 과거의 친일파들과 그 후손들이
지금 문제라는 거야.."
"명심할께요... "

일이 점점 꼬여간다는게 느껴진다.
친일파의 후손들에 의해..[종필]이 형이 죽었고 내가 죽을뻔 했다.
[종필]이 형을 죽인 놈들이 내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더러운 조센징들...지금 이대로 사는것도 감지덕지 고마워 할일이지......."

[창식]이형네 술집에 들이닥친 머리에 하얀띠를 두른 정체모를 패거리들..
[창식]이 형 말로는 [민족지킴이연대]라고 했다..
그래.. 그놈들이 바로 과거 친일파의 찌꺼기 들인것이다.

"저.. 어르신..."
"말해보게....."

"아까 말한 과거의 친일파들과 그 후손들 있잖아요..."
"음...."

"그놈들은 세력이 어떻게 되는건가요??"
"지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의료계 과학계 예술계등.. 다방면의 모든 실권들을
다 장악하고 있어..거의 대한민국 자체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얘기야..."

"!!!!!!!"
"자네의 중요한 혈침도 좋았지만.. 지금 내가 찾는 혈위..그 제문혈(臍門穴)의 쇠말뚝
만 뽑아진다면..그 친일파들은 멸족당하고.. 일본과 우리나라의 국운은 다시 뒤바뀌게
될꺼야...."

험한 산세를 지나 기억을 더듬으며 치악산에서의 마지막 말뚝을 박았던 곳을
찾아 몇시간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한참후에야..저멀리.. 그 영엄해 보이는 범상치않은 바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최노인]은 뭔가에 한방 맞은 듯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를 앞질러 그곳으로 달려
가기 시작했다.
나보다 먼저 도착한 [최노인]은 그 오래된 쇠말뚝 앞에 무릅을 꿇고 손으로
바위와 녹슨 쇠말뚝을 어루 만지며 굵은 눈물을 소리없이 흘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찾았다는 감격의 눈물인지
망가진 국운에 대한 비탄의 눈물인지 알수가 없었다.

"이것이...내가 찾던 [고니시 유키나와]의 쇠말뚝이 맞네..흑흑흑흑....."
"드디어...찾은거로군요..."

"일본군들이 퇴각하면서 호랑이의 명치에 해당되는 곳에 기가막히게 꽂아둔게야.."
"네....."

"이 장군형상의 바위... 오른쪽 어깨... 깊숙히 혈을 눌러 이순신장군이 전사하고
조선군의 다른장수들의 보복공격의 의지를 원천봉쇄할 수 있었던게야....."

"이제.. 이걸 어쩌실꺼죠??? 오래되어서 뽑기도 쉽지가 않을꺼 같은데..."
"그냥은 안뽑힐게야.. 이 오래된 철을 산화시킬 방법을 연구해야 하겠지.."

손으로 만져도 부서져 나가는 녹덩어리의 쇠말뚝은 아무리봐도 쉽게
뽑을 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최노인]의 말처럼 산화시킨다는 것도 쉬운일만은 아닐것이다.
깊이가 얼마인지조차 가늠하기 힘든 두꺼운 쇳덩어리를 도대체 무얼로 녹여버린다는
것일까??

그날 [최노인]과 그 주변시세를 면밀히 관찰을 한 후 하산을 했다.
정확히 3일 후 다시 만나자는 것이었다.

나를 살려준 [최노인]에 대한 보답과 국운을 위한다는 사명감..
결과야 어떻든간의 12개의 쇠말뚝에 대한 그동안의 죄책감..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종필]이형을 위해서라도 꼭 이일에 적극 가담해야 한다.

원주의 버스터미널에서 [최노인]과 헤어지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안이다.
[요오꼬]와 야쿠자의 이사건들에 대한 비밀... 이제 그것만 알면 된다.
서둘러 [요오꼬]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점점 서울이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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