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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_하_풋내기들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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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21회 작성일 20-01-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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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도 채 노래를 부르지도 않고 그 길로 나와 우리는 가까운 모텔에 급하게 들어갔다.

가는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방에 들어와 수연이를 침대에 누이고 길게 다시 키스를 했다.



키스를 하는 동안 나는 옷 위로 수연이의 가슴도 살짝 만져 보았고, 스타킹을 신지 않은 그 애의 다리도 만져 보았다. 스타킹을 신지 않은 그 애의 다리가 참 부드럽다.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



“잠깐 기다려”



하고는 욕실로 들어가 대충 씻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나오자 마자 덤비는 나에게 수연이가 웃는다.



“잠깐만요 오빠”



하더니 욕실로 가더니 한참이나 나오지 않는다. 기다리는 동안 가슴이 콩닥콩닥 한다. 여자와 처음 잠자리를 갖는 것도 아닌데 왠지 설렌다.



드디어 수연이가 나온다. 옷은 입은 그대로이다. 씻은 것은 분명한데 다시 옷을 입고 나온다. 침대로 오는 그 애의 손목을 잡아 끌어 이불 속으로 넣어 놓고는 불을 끄고 다시 나도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키스를 하면서 그 애의 옷도 하나씩 벗겨냈다. 내 피부에 닿는 그 애의 피부는 부드럽다. 이런 감촉이 정말이지 너무나 좋다. 가슴을 애무하는 동안에도 그 애의 안에 내 것을 넣는 동안에도 그 애는 주먹을 꼭 쥐고는 팔을 굽혀 몸에 최대한 당겨서 힘을 준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처음 삽입할 적에는 상당히 아파한다. 진땀을 내면서 다 넣고는 조금 허리를 움직이니 그 애가 더 아파한다. 움직임을 멈추고 그 애의 손을 잡아 주었다. 꼭 감고 있던 눈을 뜨더니 웃어준다. 아파하는 그 애에게 더 이상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프게 해서 미안해~ 다음에 하자~”



“아니”



하면서 고개를 흔든다. 내 것을 빼려는데 그 애가 내 손을 놓고 내 얼굴을 잡아 올려 눈을 마주치더니



“그냥 해요 오빠~ 조금 아프지만 오빠가 안 아프게 해요~ 나 오빠랑 하고 싶어요~”



맘씨가 예쁘다. 나는 처음도 아니기 때문에 급하지 않았다. 천천히 그 애와 난 그날 하나가 되었고 우리는 1시간도 넘게 공을 들여 하나가 된 이후에 서로를 꼭 안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시트와 내 다리에 얼룩진 핏자국을 보고 나는 그 애가 처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저녁까지 함께 있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 차를 가지고 수연이를 데려다 주고는 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아침에 눈을 뜨고 부모님께 조금 욕을 먹고는 후다닥 나오면서 수연이와 술을 마시면서 꺼놓은 휴대폰을 켰다. 차가 조금 막힌다. 한참 차가 막혀 짜증이 조금 나는 동안 전화가 울린다.



“야~ 너 뭐야~”



지영 누나다.



“응? 뭐가?”



“너 왜 다시 안 왔어?”



불현듯 화가 치민다. ‘둘이 키스하고 있길래 방해하기 싫어서 나왔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는걸 간신히 구겨 넣었다.



“급하게 일이 있어서~”



차갑게 이야기 했나 보다.



“너 왜 그래?”



“아 뭐가~ 지금 차 막혀서 짜증나니까 학교에서 봐”



하고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수연이 삐삐로 음성메시지를 남기고는 학교에 들어섰다. 찬이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다. 아마도 녀석이 종훈이에게 대출을 부탁했나 보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종훈이에게 물으니 찬이 놈은 오늘도 땡땡이를 쳤다.



친구 몇 놈과 어울려 학생식당으로 가는데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지영 누나다. 뽀로통한 얼굴을 해서는 다그친다.



“야 너 그저께 뭐야? 그리고 어제는 왜 휴대폰 꺼Q어?”



속에서 울컥 한다.



“뭐~ 왜?”



“너 나한테 왜 그래?”



몰라서 묻나~ 짜증이 난다.



“아 뭐가~”



“너 나랑 잠깐 얘기 좀 해”



하더니 팔을 끌고 빈 강의실로 간다. 가는 동안 우리는 말이 없었다.



“무슨 일 있었어? 너 그저께도 온다고 하고 안 오고~”



나도 이제 인내심에 한계에 다다랐다.



“갔었어~ 누나 찬이랑 키스하고 있길래 방해하기 싫어서 그냥 나왔어~ 그리고 왜 나한테 전화했는데? 누나 나 가지고 노는 거야? 연수원 다녀온 그날 나랑 했던 얘기는 뭐고 그저께는 뭔데?”



쉴 사이 없이 이야기를 했다. 눈이 동그래진 지영 누나는 금새 눈에서 눈물을 쏟는다.



“아 왜 울어~ 누구 죽었어?”



울음을 참으면서 다급하게 이야기를 한다.



“그거 찬이가 막무가내로 한거야~ 아니야~ 흑흑 나 그런 애 아니야~ 그러고 나서 찬이 뺨도 때리고~ 아니야~ 오해야~”



이럴 수도 있는 것일까? 그 잠깐 사이의 일이… 그 잠깐의 일초가 내 눈에 띄고 오해가 생기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뒤통수에 뭔가로 맞은 느낌이었다.



“뭐? 울음 좀 그치고 천천히 다시 말해봐~”



“그날 너 나가고 찬이가 심각하게 나 좋아한다고 다시 그러더라고~ 그래서 나는 싫다고 했어~”



“그래서”



“자기는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내가 책임지라고 막 우기더라고~”



“근데”



“그래서 나는 너 좋아하고~ 우리 사귄다고~”



갑자기 웃음이 났다. 우리가 언제 그러기로 했는가? 하지만 싫지 않았다.



“그랬더니 뭐래?”



“찬이가 막 화내면서 술을 갑자기 엄청 먹는 거야~ 난 좀 무서웠어~ 그래서 너 빨리 오기만 기다리는데 갑자기 찬이가 눈 좀 감아보라고 하더라고~ 싫다고 했는데 막무가내로 그래서 뭐 줄려고 하나보다~ 생각하고 눈 감았더니 갑자기 뽀뽀 하길래~ 난 황당해서~ 근데 니가 그때 딱 본거야~ 그리고 나서는 찬이 따귀 때리고 욕해주고 그냥 나왔어~ 니가 본거 오해야~ 응? 민기야 나 그런 여자 아니야~”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제 어쩌나? 지영 누나는 어쩌고 또 수연이는 어쩌나? 이 일을 어찌 해야 할지 눈 앞이 노래진다.



일단 알았고 오해는 풀렸다고 다독여 놓고는 오후 수업 대출을 친구 놈들에게 부탁해 놓고 집으로 갔다. 휴대폰도 꺼 놓고 나는 그렇게 몇 일 잠수를 탔다. 그런데 의외로 일은 쉽게 해결 되었다.



다음주 화요일이 되어서야 나는 휴대폰을 켰고, 수연이에게 전화를 걸어 우선 수연이부터 만났다. 어찌 되었건 현재로서는 수연이가 제일 걱정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찬이가 돌아왔다며 수연이는 내게 그날 일은 잊어달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고, 나는 비참한 기분이 들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느껴졌다. 다만 수연이와 나는 찬이가 모르도록 평생의 비밀로 하기로 했다.



지영이 누나와 나는 그 뒤로 연애를 시작했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여자였고, 난 누나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자연스레 멀어져 그 동안 방탕했던 생활도 제자리를 찾았다. 누나와 나는 학교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유명한 커플이 되었다.



누나와 나는 또한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다. 우리는 모텔에서 외박하는 일이 잦아졌고, 항상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다. 학교 근처 커피숍에서, 집으로 가는 한적한 좌석 버스에서 누나는 가끔 내게 펠라치오를 해줄 정도로 우리는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다.



그렇게 우리는 약 5개월 정도 연애를 했고, 지영이 누나의 집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1년 정도 장거리 연애를 하다가 어영부영 끝이 났다.



찬이 녀석과는 그 뒤로 멀어지게 되었고, 난 졸업도 하고, 취직도 해서 이제는 옛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느닷없이 찬이 놈이 술 한잔 하자고 찾아와 덜컥 겁이 났지만 수연이와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한다고 했고, 우리는 그날 만취한 상태에서 옛날 그 일로 소원해진 것을 서로 미안해 했다.



오늘이 바로 수연이와 찬이의 결혼식 날이다. 찬이 놈도 찬이 놈이지만 수연이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선뜻 예식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일찍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차에서 담배를 5개피나 피우고는 동기들의 전화 성화에 할 수없이 예식장으로 들어갔다.



별스럽지 않은 풍경이다. 여느 예상장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뛰어 다니는 아이들과 북적거리는 실내와 한복을 입고 크게 떠들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동기 녀석들과 먼 발치에서 식을 지켜보고 단체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수연이와 난 눈을 마주칠 일은 없었다.



폐백을 마치고 돌아와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는 동안에도 난 구석에 조용히 있었고, 수연이도 특별히 날 아는척하지는 않았다.



수연이가 아름다워졌다. 그 때는 어리기만 했었는데 세월이 지나서일까? 키도 조금 더 커진 것 같고 신부화장을 해서인지 정말 아름다웠다.



피로연은 없었기에 친구 놈들과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신부 친구들에게 놀러 가자는 작업을 하느라 동기 놈들은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찬이 놈과 담배를 하나 피우고 있는데 수연이가 다가 왔다.



“오빠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그 애에게 조금은 놀랐지만



“응? 응~ 그럼~ 너 예뻐졌다? 화장해서 그런가?”



하고 멋 적은 농을 던졌다.



“어머~ 원래 예뻤는데?”



하고 수연이가 받아 치는 사이에 찬이가 부모님이 부르는 사이에 우리 둘이 예식장 계단에 조용히 남게 되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내게 수연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진짜 오랜만이죠? 결국 전 찬이 오빠랑 결혼해요~ 지금 생각해도 얄미워 오빠~ 그때 내가 그만 만나자니까 완전 좋아했던 거 기억나요?”



“그랬나?”



“어머~ 어머~ 난 오빠가 매달리면 오빠랑 만나려고 했었는데~ 그랬으면 오늘 신랑이 바뀌었을라나? 히히~”



“하하~ 그랬을지도 모르겠네~”



“아무튼 오빠 오늘 와줘서 고마워요~ 찬이 오빠두 오빠랑 술 마시고 엄청 좋아했어요~ 나중에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그래~ 시간 내서 친구들이랑 갈께~ 축하한다~ 신혼여행 잘 다녀오고~”



“네~ 그래요~ 근데 오빠 보니까 좋다~ 내 첫 남자였는데~ 킥킥”



“야~ 그건 평생 비밀로 하기로 했잖아~ 누가 들어~”



놀라서 입에 손가락까지 대어 가면서 정색을 하니 수연이가 웃는다.



“호호호~ 소심하기는~”



하더니 갑작스레 내 얼굴을 잡고 뽀뽀를 쪽 한다. 놀라는 내게 수연이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잘 살아요!! 내 첫 남자니까”



그 애가 신혼여행을 떠나고 동기 놈들과 신부 친구들과 술 한잔 하러 가는 차 안에서 왠지 웃음이 났다.



진짜 수연이가 찬이가 아니라 나와 사귀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 결혼하는 것은 나였을까?



왠지 신혼여행을 돌아와서도 그 애와는 가깝게 지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담해진 수연이가 조금은 무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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