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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마들 -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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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99회 작성일 20-01-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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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듣고 있으면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니,정확히 말하면 꼭지에서 샌 물이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수도꼭지를 꽉 잠그지 않았던지 아니면 패킹이 헐거워졌을 것이다. 마치 시간을 계량하듯 일정하게 떨어지는 물소리가 이것은 꿈이 아니고 숨을 쉬고 있는 생생한 현실이라고 그녀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톤당 80원짜리 수돗물의 값싼 충고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았다. 단지 녹말풀처럼 끈끈하게 달라붙어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의 손을 얽어맨 이 노끈의 고통, 그녀를 땅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팔과 어깨를 잡아늘리는 중력의 고통 말이었다. 사내들은 내기에서 진 그녀를 다시금 매달았던 것이다.

모든 것이 똑같았다. 장소,조명,그녀와 사내들이 맡은 배역,소도구들, 그 밖의 사소한 미장센까지 그녀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똑같았지만 중요한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처음엔 그녀가 모든 옷을 걸치고 있었고 지금은 상의만 입었을 뿐 하체는 아무 것도 입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사내들은 몽둥이들이 죽 나열되어 있는 벽면,그 을씨년하고 살풍경한 컬렉션 앞으로 가서 각자 사용하고 싶은 도구들을 고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사내들을 보면서 말그대로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같은 공포감을 느꼈다. 최종적으로 사내들은 길고 단단해 보이는 회초리와 길이가 1미터 정도되는 몽둥이 2개를 골랐다.

회초리는 가볍고 탄력이 좋은 탱자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찢어진 눈매가 쥐었다. 물푸레 나무로 만들어져 매끈하게 연마된 400그램짜리 몽둥이는 매부리코가, 길이는 비슷하지만 참나무 재질의 600그램이 좀 넘는 둔중한 몽둥이는 스포츠가 잡았다.

사내들이 의자를 치우고 그녀 앞에 둘러섰을 때 그녀는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르레에서 줄이 이탈할만큼 끊임없이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다시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심한 공포로 인해 설하신경의 일부가 일시적으로 마비되어, 말 그대로 혀가 굳은 듯 입을 뗄 수가 없었다. 첫 매질이 그녀의 엉덩이에 떨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그녀는 마비가 풀려 입을 열 수가 있었으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은 말이 아니라 날카로운 비명이었다.



사내들은 회초리와 몽둥이를 번갈아 가며 사용했다. 맞는 감촉이 다르기 때문에 교대로 때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통에도 지층이 있다면 회초리와 몽둥이의 고통은 지질학적 조성이 판이하게 다른 별개의 지층이었다. 회초리가 날카롭고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폭발시켜 피부표면에 새기는 화산암이라면,몽둥이는 근육을 저미고 피부 저너머 뼈 속까지 둔중하고 끊어지는 듯이 숨막히는 고통을 차곡차곡 쌓는 퇴적암과 비슷했다. 사내들은 마치 지층을 대비시키고 화석을 연구하여 진실을 캐내려는 층서학자처럼, 그녀에게 고통을 대비시키고 공포를 주입해서 그녀를 보호하던 모든 정신적 기제를 해체하고 말랑말랑하고 맛나는, 사내들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그녀의 순수한 알맹이를 캐내 손에 넣으려 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내들이 "수업"이라고 부르는 방식의 폭행이었는데 그 말이 적당한 표현이라면 그녀는 막 1교시를 시작한 셈이었다.



사내들은 그녀의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매질은 철저히 그녀의 발가벗긴 하체에,그러니까 엉덩이,허벅지,종아리,넓적다리에 집중되었다. 첫 매질이 시작되면서부터,그녀의 첫비명이 터져나오면서부터 사내들은 캐묻고 캐묻고 또 캐물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 다니던 유치원 이름부터 초등학교때 그녀를 귀여워 해주던 선생님,마당에서 기르던 강아지, 좋아한다는 표시로 그녀의 땋은 머리를 자꾸 잡아당기던 뚱뚱했던 짝궁,중고등학교 성적,그녀의 학교석차,제일 싫어하던 체육과목을 빼먹으려고 부렸던 꼼수,짝사랑 하던 영어 선생님 등 가장 사소하고 개인적이며 또 그렇기에 가장 보석같던 그녀의 기억들을 사내들과 같이 공유해야 했다. 그녀는 얘기하고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기억이 곧 바닥날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아드레날린으로 들끓는 그녀의 대뇌피질은 잊혀진줄 알았던 아련한 기억들을 화수분처럼 공급했다. 사내들은 넘쳐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고 취조실의 공안검사가 시국사범의 자백을 듣듯이 그녀의 고백을 청취했다. 그녀에게 있어 사내들은 옛이야기에 나오는 호랑이였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먹지..엄마가 이고가는 떡을 하나씩 뺏어먹는 그 호랑이,그러다가 결국 엄마까지 잡아먹는 바로 그 호랑이 말이었다. 그녀는 메스로 감자껍질을 벗기듯이 자신의 내면을 예리하게 벗겨내어 차례차례 사내들에게 던져주었다. 그녀가 자신의 껍질을 까내면 까낼 수록 사내들은 점점 더 은밀하고 비밀스런 그녀의 핵심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만드는 이미지란 이상한 것이었다.그녀에게 있어 사내들의 이미지는 이 순간에 결정났는데 얇은 회초리로 표피에 날카로운 상처를 내는 찢어진 눈매는 얼음같은 이미지로,가늘지만 튼튼한 몽둥이로 진피조직과 피하지방층을 파괴하는 매부리코는 딱딱한 돌멩이같은 이미지로,굵고 단단한 몽둥이로 골수까지 충격을 주며 전신을 고통으로 휘감아 올리는 스포츠는,달궈진 숯불을 뒤적였을 때 솟아나는 빨간 화염의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그녀의 인격이 웬만큼 발라졌을 때 사내들은 정말로 들여다 보고 싶은 그녀의 금지구역으로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매부리코는 앉은뱅이 의자를 두개 가져와 한 의자에 발 하나씩 그녀가 딛고 오르게 한 다음 쪼그리고 앉도록 시켰다. 그녀는 격심한 고통과 눈물과 경련 속에서 사내들이 원하는 자세를 취했다. 마치 재래식 화장실에서 천정에 매달린 끈을 잡고 용변을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찢어진 눈매가 넓적한 패들로 자신의 도구를 바꾸고 그녀의 등뒤에 섰다. 스포츠는 그녀의 앞에서 팔짱을 끼고 서있었는데 찢어진 눈매가 때리기 좋게끔 내밀어진 그녀의 엉덩이에서 눈을 들어 스포츠를 보았을때 자신이 그 패들을 사용하고 싶은 열망에 번쩍이는 스포츠의 눈과 마주쳤다. 찢어진 눈매는 웃으며 패들을 휘둘렀다. 또다른 느낌의 얼얼한 고통이 엉덩이에서 번쩍였다. 그녀가 감아쥔 노끈이 팽팽히 당겨졌다. 사내들이 시도한 이번 매질은 강도에 있어서는 약해진 것이었으나 수치스러움의 정도를 훨씬 높인 뻔뻔한 폭력이었다. 이 창피한 자세에서 그녀가 고백해야 할 것들은 그녀가 좋아하는 자신의 성감대,그 성감대를 이용하는 애무 방법,섹스 경험,오르가즘에 이르기 위해 취했던 방법,성공사례,그녀를 흥분시키는 성적환상 등 애인과도 나눠 본 적이 없는 절대적인 그녀만의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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