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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그리고 아내의 흑인남자들 - 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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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026회 작성일 20-01-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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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흑인의 사진을 본지 2개월이 지난 어느날... 그 동안 나는 나름대로 아내의 다이어리나 아내가 남겨놓은 사진, 혹은 아내가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 등을 뒤져보며 아내의 과거를 대충이나마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어 대충 아내의 과거를 조금은 감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내가 갑자기 내게 조심스레 물어온다.

“당신 요즘 뭔 일 있어?”
“어? 일? 일은 무슨.... 갑자기 왜?”
“아니, 그냥 좀 이상해서....”
“......”

사실 지난 2달 동안 아내한테 나도 모르게 냉랭하긴 했었다. 아내만 보면 흑인놈들과 개처럼 뒹굴었을 아내의 모습이 생각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분노와 증오가 끓어올랐고 자연히 아내에게 서릿발처럼 쌀쌀맞게 대하곤 했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속안에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드디어 2달 동안 꾹꾹 눌러왔던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봤어. 당신 사진. 당신이 우리 결혼 바로 전날 찍은 사진. 당신 컴퓨터에 있더라... 그 사진이 뭔진 당신도 잘 알겠지?”

나의 말에 아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이 보였다.

“언제.... 알았어?”
“한 2달쯤전에....”

한 참 동안 우리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방 안엔 무거운 고요함이 깔렸다. 심지어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내 말 좀 들어봐....”

아내의 입이 힘없이 열린다.

“됐어. 더 들을 필요 없어. 이제 여기서 끝내자. 아직 아이도 없고 차라리 이제라도 알아서 정말 다행이다. 이혼서류는 내일 내가 가져올께. 도장만 찍어.”
“여보,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그날 그건 그냥 실수였어. 모두 다 설명할께.”
“됐어. 듣고 싶지 않아.”

나는 나를 붙잡는 아내의 손길을 냉정히 뿌리치고는 베개만 들고 작은방으로 몸을 향했다. 작은방에 몸을 뉘이자 아내에 대한 상념이 밀려왔다. 그동안 아내와의 추억, 아내의 얼굴, 아내의 예쁜 자태, 아내의 예쁜 행동.... 그리고 아내의 추악한 욕정과 흑인남자들.... 아내에 대한 모순된 감정으로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건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나와 아내는 그날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아내에게 이혼장을 들이민지 어느새 2주일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아내는 그때까지 끈질기게 이혼장에 도장찍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와의 대화를 원했지만 나 역시 그런 아내를 끈질기게 거부했다.

그렇게 나와 아내의 끈질긴 힘겨루기가 계속되던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뭔가 결심한 듯 나에게 담판을 짓자고 하는 것이었다.

“알았어. 도장 찍어줄께요. 그게 정말 당신이 원하는 거라면....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줘요. 내가 사랑하는건 당신이고 내가 낳고싶은 아이는 당신의 아이라는 것을....”
“뻔뻔하군. 결혼 전날까지 흑인놈들이랑 개처럼 붙어먹은 주제에 잘도 사랑이란 말을, 그리고 우리의 아이란 말을 입에 올리는군. 사랑이란 말, 그리고 우리의 아이란 말은 당신처럼 개처럼 놀아난 여자가 그렇게 함부로 입에 올릴 단어가 아냐! 우리의 아이는 당신처럼 흑인놈들의 그 더러운 씨를 받아들인 여자가 입에 올려선 안되는 말이라고!”

나는 아내의 뻔뻔하고 낯 두꺼운 말에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고 아내에게 수도 없이 더럽다는 말을 내뱉으며 아내를 경멸했다. 하지만 아내는 그런 나의 모욕을 묵묵히 들어가며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의 욕설이 끝나자 조용스럽게 말했다.

“그날... 결혼 전의 그날은 정말 실수였고, 또 한편으론 내 과거에 대한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하나의 의식같은 것이었을 뿐이야. 앞으로 남은 인생은 사랑하는 사람만 보고 살고,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고 싶은 소망을 담은 의식 같은거... 그렇게 이해해줘요.”
“흥, 잘도 갖다 붙이는구먼! 개같은 년. 말이 되는 소리를 하란 말야! 아주 미쳤군, 미쳤어! 말이면 다 말인줄 아나! 뭐 너는 결혼생활 잘 하겠다는 의식을 그런 더러운 흑인놈들이랑 섹스하고 붙어먹으면서 하냐?”

또 한번 내 입에선 욕설이 튀어나왔고 아내는 나의 욕설을 담담히 인내하고 있었다.

“당신 심정 알아요.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하고.... 좋아요. 이혼해요. 하지만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궁금하지 않아요? 내가 어떻게 당신이 말하는 그 더러운 흑인들이랑 놀아났는지?”
“뭐?”
“당신 컴퓨터 봤어요. 당신도 요즘 포르노 동영상 많이 봤더군요. 흑인남자랑 동양여자들이 나오는 동영상....”

아내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는 것이 마치 나를 비웃는 듯 했다. 너도 어쩔 수 없이 더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이번엔 내 쪽에서 모욕감이 들었고 그 모욕감은 이성을 잃을 정도로 분노를 촉발시키고 말았다.

“그래. 봤다. 도대체 당신같은 년놈들이 어떻게 추잡하게 놀아나는지 한번 볼라구.. 확인하려구 한번 봤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건데? 뭐 안봐도 뻔하긴 하겠지만.... 거기 뽀르노에 나온 것보다 더 심하게 뒹굴었을지도 모르지...”
“맞아. 당신이 봤던 그 영상보다 더 심하게도 놀았어.”
“뭐? 이 개같은 년이... 뚫린 아가리라고 잘도 지껄이네, 씨발년... 누가 개같은 년 아니랄까봐!”

나는 순간 폭발하는 분노 때문에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렸다. 차마 아내를 때려선 안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분노를 억누를 수는 없어 계속 욕설을 지껄였다.

“개 같은 년...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차라리 진작에 미리 말했으면 여기까지 안 왔을거 아냐... 젠장... 누구 인생 망칠려고 작정했나.... 나쁜 년...”

그렇게 나혼자 넋두리를 하다 결국엔 나도 모르게 눈물까지 약간 나오고 말았다. 아내는 그런 나를 묵묵히 바라보다 한마디 한다.

“조금은 실망이야. 당신이 착한 사람인건 알고 있지만 나약하기까지 하네. 착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강한 남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뭐? 이게 진짜 끝까지....”

나는 또 한번 손을 머리위로 들어 아내를 내려치려다 그만 두었다.

“진짜 여자만 아니었다면 가만 안뒀다...”
“그래요?”

아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또 한번 나를 비웃는 듯했다.

“그럼 확인해봐요. 그렇게 괴로우면 확인해봐. 내가 어떻게 했는지... 내 과거가 어떠했는지.... 보여줄께요...”
“뭐?”
“왜? 용기 없어요? 아까 그랬잖아. 진작에 말하지 그랬냐고... 지금이라도 확인시켜 줄께요. 자신 없나보지?”

아내는 나의 자존심을 자극하며 나를 도발하고 있었다. 나를 도발하는 아내의 모습은 평소처럼 청순하고 단아한 모습이 아니었다. 무척이나 당당하면서도 내게 무언가 도전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그 모습에 나는 이상하게 아내에게 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흥, 누가 자신없다고 그랬어?”
“그럼 내일 저녁 같이 해요. 그리고 보여줄께. 아주 확실하게 보여줄께요. 확인한다음 이혼을 하든 말든 그 다음부턴 당신 마음대로 해. 그리고 이건 내 부탁이기도 해요. 그래도 1년넘게 부부로서 같이 살아왔는데 이 정도 부탁은 들어주겠죠?”
“.......”

아내는 자기 할 말이 다 끝나자 그대로 일어나 침실로 들어가 그냥 잠들어 버린다. 나는 텅빈 거실에 홀로 앉아 상념에 잠기기 시작했다. 뭐를 확인시켜주겠다는 건지는 모르지만 이제 그 고비만 넘으면 드디어 이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 왠지 모를 허무함과 슬픔이 밀려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아내가 들어간 방의 문을 바라보았다. 멍청한 여자.... 난 정말로 너 사랑하는데.... 차라리 무릎꿇고 빌기라도 해보지.... 그러면 어쩌면 용서해 줄지도 모르는데.... 아니지 용서해준다고는 해도 또 평생 달달 볶으면서 괴롭힐지도 모르지.... 젠장.... 그래도 사랑하면 그렇게라도 나랑 살아야 되는거 아냐?

나는 나도 모르게 푸념을 늘어놓으며 아내가 나를 잡아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아내와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아내가 저녁을 먹으로 나를 데려간 곳은 어느 레스토랑... 내가 아내에게 결혼 프로포즈를 한 그 곳이었다.

“뭐야. 왜 여기로 온거야?”

나는 그곳이 마땅치 않았고 불만을 늘어놓았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우리의 추억이 깃든 곳인데...”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저녁을 먹어야했다. 아내는 식사 내내 즐거운 듯 옛날 얘기를 늘어놓으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나는 이 여자가 지금 제 정신인가 싶었고 혹시 너무 큰 스트레스 때문에 미친게 아닐까 걱정까지 들 정도였다.

“그때 당신 좀 멋져 보였어...”
“......”
“나한테 프로포즈 할때 말야....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누가 약심장 아니랄까봐.... 근데도 왜 내 눈엔 그런게 그렇게 멋져 보였을까?”
“그런 말은 그만해! 듣고 싶지 않아.”
“피, 옹졸한 사람....”
“뭐야?
“아냐. 됐어요! 우리 이제 그만 나가요.”

아내는 황급히 식사비를 계산하고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는데 하나같이 나와 아내의 추억이 깃든 장소들이었다.

“그때 당신이 나한테 이거 사주면서 뭐라고 했더라?”
“.......”
“어머, 여기 아직도 있네. 우리 여기 잠깐 들어가봐요.”
“.......”

아내는 끊임없이 옛날 우리가 돌아다니던 곳을 찾아다니며 옛날 얘기를 늘어놓았고 나는 그런 아내에게 시종일관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는 그마저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만 좀 해. 이런다고 내 마음이 바뀔 것 같애?”
“.......”

아내는 내 말에 마침 마악 들어가려던 어느 상점앞에 그대로 멈춰서더니 말 없이 그 상점 안을 바라보았다. 결혼전 아내에게 예쁜 곰돌이 인형을 사주던 상점이었다. 그 상점 안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이 아파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조용히 말했다.

“알았어요. 재미 없나 보네.... 뭐 딱히 딴 뜻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야. 이제 정말로 당신이 원하던 거 확인시켜 줄께요....”


아내는 내 손을 잡아 끌더니 택시를 잡고는 택시에 탄다. 나도 엉겹결에 아내 손에 이끌려 택시를 탔다. 아내는 조용히 택시기사아저씨에게 “이태원이요!” 라고 말했다. 나는 조용히 무심한 척 위장하기 위해 조용히 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 아내가 갑자기 내 손에 조용히 손을 얹어 놓는다. 아내의 손은 따뜻했지만 왠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그 손을 꽉 잡아주길 바라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냉정히 아내의 손을 뿌리쳐버렸다. 그리고 모질게 말했다.

“이러지 마! 추해!”

나의 모질고 냉정한 말에 아내는 조용히 손을 거둔다. 아내의 눈빛이 너무 쓸쓸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아내를 외면했다. 어떻게하면 조금이라도 아내에게 상처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아내의 마음을 후벼파 버릴지만 생각하고 있는 내게 아내의 그런 쓸쓸한 눈빛은 내게 조금의 동정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아내에게 상처 줄 수 있다면 악마에게 기꺼이 영혼이라도 팔고 싶을 정도였다. 도대체 이 분노와 증오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내가 그렇게 나 자신의 상념에 빠져있는 사이 어느덧 택시는 이태원에 도착했다. 아내가 택시비를 계산하더니 택시에서 내린다. 나 역시 아내를 따라 택시에서 내렸다.

택시에서 내린 아내가 갑자기 나를 바라보더니 말한다.

“이제 여기서부터 나는 당신의 아내가 아니야. 당신의 여자도 아니야. 앞으로의 난 내가 선택하는 남자들의 여자일 뿐이야. 당신은 여기서부턴 내게 아무런 남편으로서의 권리도 권한도 행사할 수 없어요. 내가 선택한 남자만이 나에 대한 모든 권리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요. 당신 그것을 참을 수 있나요?”
“.......”

나는 침묵으로 아내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내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또 한번 쓸쓸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나는 다시 한번 그런 아내를 외면했고 아내는 갑자기 내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그러더니 어디론가 가버린다. 잠시 후 아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내의 옷차림은 방금전과 달랐다. 어디선가 옷을 갈아입고 온 듯 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와 가슴이 깊게 파인 상의... 나이에 비해 최소 5살 이상은 젊어 보이면서도 무척이나 야한 옷차림이었다.

아내는 그런 모습으로 내 앞에 모습을 나타내더니 나와는 눈길도 마주치지 않은채 앞장서서 어디론가 걸어간다. 나는 쭈삣쭈삣 아내의 뒤를 따라갔고 잠시 후 아내는 어느 클럽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 안으로 아내는 거침없이 들어갔고 나 역시 아내를 따라들어갔다. 하지만 어디선가 갑자기 클럽의 직원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이 나를 막아선다. 그러자 아내가 얼른 눈치를 채고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뭐라고 귓속말로 남자에게 속삭인다. 그러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로 물러선다.

나는 왠지 기분이 나빴지만 그냥 무시하고 아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간 나는 귀를 찢을듯한 빠른 템포의 커다란 음악에 순간 주춤했다. 그리고 안을 한번 둘러보았다. 새까만 사람들의 물결.... 그 안은 온통 더러운 흑인들 투성이였다. 간간히 백인남성도 있었지만 손가락으로 꼽을만큼 적은 수였다. 온통 흑인남자들의 물결... 그리고 여자들은 모두 동양여성들, 한국여성들이었다. 간간히 백인여성도 보이긴 했지만 백인남성과 마찬가지로 손으로 꼽을 만큼 적은 수였다.

온통 더러운 흑인놈들이 귀엽고 예쁘고 작고 아담하고 아름다운 한국여자들과 어우러져 추악한 부비부비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그제서야 아까 클럽에 들어서기 전 왜 내가 저지를 당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곳은 흑인전문 클럽이었고 한국남성은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던 것이다. 한국남성은 금지시켜놓은 곳에서 흑인놈들이 아름다운 한국여성들을 마음껏 탐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던 것이다. 그런 곳을 아내는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섰던 것이었고 말이다...

순간 또 한번 분노가 치밀었다. 당장이라도 아내를 끌고 데려가고 싶었다. 나는 아내의 팔을 거칠게 잡고는 크게 외쳤다.

“뭐야. 이게 뭐냐고. 나가서 말해!”
“왜이래? 아까 한 말 잊었어? 지금 나는 당신 아내도 여자도 아냐. 나에게 이럴 권리 당신한텐 없어.”

아내의 야멸찬 말에 나는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아내는 어느새 자리를 잡더니 가방을 내려놓고는 장내를 한번 쓱 둘러보기 시작했다. 흑인남자들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이 술에 취한 그것처럼 살짝 달아올라 있었고 암컷으로서의 어떤 기대와 흥분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갑자기 사람이 180도 바뀐 듯한 아내의 그런 모습에 나는 적잖이 당황스러웠지만 아내는 그런 나를 무시하며 나에게 말한다.

“나 잠깐 춤 좀 추고 올께.”

아내는 스테이지로 나가더니 강렬한 비트의 음악 리듬에 몸을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는 그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아내가 저렇게 섹시하고 아름다웠었던가.... 하지만 나는 애써 그런 아내의 섹시함과 아름다움을 부정했다. 그리고는 황급히 나 자신에게 최면이라도 걸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봤자 천박하고 추한 모습일 뿐이야.

나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괴로워 잠시 시선을 돌려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세히 바라보니 모두들 한국여자와 바싹 밀착된 채 거침없는 부비부비를 하고 있었다. 개중엔 하체를 섹스 자세로 완전 밀착시키며 부비부비를 하고 있었고 가슴이나 엉덩이를 더듬는 것은 물론 깊은 키스를 나누는 흑인놈과 한국여성들도 보였다. 가만히 보아하니 모두들 처음 만난 사이인 듯 싶었다. 한국여자들은 한국남자들이 출입금지된 이 곳에서 타국의 추악한 흑인남성들과 처음 만나서부터 이런 짓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동안 몰랐던 세계를 본 충격에 잠시 말을 잃은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나는 어느순간 갑자기 아내에게 생각이 미쳤다. 황급히 아내의 모습을 찾았고 다행히 금세 아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순간 내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아내에게도 몇 마리의 흑인이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나의 손이 분노와 질투로 부들부들 떨려왔다. 당장이라도 아내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오고 싶었고 아내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까 아내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제부터 자신은 나의 아내도 여자도 아니라는 말. 여기서부턴 자신에 대해 어떤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는 말... 아내의 그 말이 떠올랐다. 젠장... 그래, 어차피 이혼할 여자였다. 어차피 버릴 년 개같은 짓거리를 하든 말든 내가 알바 아니었다. 나는 아내를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는 빠른 음악의 리듬에 더욱 도취된 듯 더욱 강렬하게 몸을 흔들어대고 있었고 그럴수록 아내에게 달라붙은 버러지같은 흑인놈들은 더욱 끈적끈적하게 아내의 몸에 달라붙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 역시도 야릇한 흥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의 그것이 조금씩 일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흥분이 되다니... 아내가 개같이 더럽게 흑인놈들과 붙어먹고 있는데 흥분이 되다니... 정말 나 역시도 이율배반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잠시 나를 진정시키고 다시 아내를 바라보았다. 이제 아내는 더욱 과감하게 몸을 음악에 맞춰 흔들어대고 있었고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는 흑인놈들이 싫지 않은 듯 그들에게 간간히 눈도 맞춰주고 방긋방긋 미소까지 지어주기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내를 흑인놈들은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끈적끈적한 숫컷의 욕망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더욱 과감히 아내의 몸에 자신들의 몸을 밀착시켰고 점차 그들의 손이 아내의 어깨와 허리... 그리고 엉덩이까지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나중엔 아예 아내의 앞에 있는 흑인놈은 아내의 엉덩이를 짚은채, 그리고 아내의 뒤에 있는 흑인놈은 아내의 가슴을 짚은채 서로 몸을 바싹 밀착시켜 춤을 추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내는 그런 흑인들의 거침없는 손길에 전혀 상관없다는 듯, 아니 오히려 더욱 즐기려는 듯 앞에 있는 흑인의 어깨에 손을 짚기도 하고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올리며 흑인남성들을 더욱 자극하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남자 둘과 한명의 여자가 섹스하는 모습과 완전히 똑같았고 단지 옷만 입고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나는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내일 당장 이혼한다해도 이 꼴을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아내에게로 다가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찰라 아내와 흑인남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흑인남자가 아내와 눈을 맞추며 뭐라고 얘기를 건네는 듯 싶었고 아내 역시 그런 흑인의 눈빛을 다정하게 맞받아주며 미소지은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흑인놈 한 놈이 아내의 손목을 잡고 아내를 끌고 어디론가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그런 흑인을 따라 새색시처럼 얌전하게 흑인을 따라 나서고 있었다. 내가 미처 말리고 자시고 할 틈도 없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다.

나는 그런 아내의 행동에 잠깐을 멍해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황급히 아내의 소지품을 챙기고는 아내의 뒤를 쫓았다. 아내의 뒤를 쫓아 밖으로 나왔지만 아내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아내의 소지품을 챙기는 그 짧은 사이 아내는 벌써 흑인놈을 따라 남편이 찾을 수 없는 어디론가 모습을 감춰버린 것이다.

아내가 없어지자 나는 그야말로 울고 싶은 심정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미칠 것만 같았고 흑인에게 끌려간 아내가 걱정되기도 했다. 내일 당장 이혼하겠다는 생각은 이미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아내의 모습만 미칠 듯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몇 십분을 돌아다녔지만 아내의 모습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야말로 증발이라도 해 버린 듯했다.

결국 나는 좌절해버린채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정처없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요의가 느껴졌다. 젠장 이런 상황에서도 쌀껀 싸야 하다니....

나는 화장실을 찾기 시작했고 마침내 한 건물에서 허름한 화장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참을 수 없는 배변의 욕구 때문에 급해진 나는 빠른 걸음으로 그 곳으로 들어갔고 나는 순간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화장실에 들어서자 마자 문이 닫혀있는 대변기 한 켠에서는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그리고 그 비명소리와 맞춰 뭔가 알수 없는 욕지거리 같은 영어를 내뱉으며 짐승처럼 헉헉대는 남자의 숨가쁜 헐떡거림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듯 했다.

여인의 그 비명소리.... 그것은 분명 아내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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