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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선생의 정복기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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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46회 작성일 20-01-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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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 시작이야......’

4교시가 시작되기 전 유진은 중요한 곳에서 전해져 오는 신호에 당혹감을 느꼈다. 4교시가 곧 시작되는데 해결하지도 못하고 이대로 수업에 들어가야 한단 말인가? 유진은 악몽 같았던 처음의 그 경험을 떠올리고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해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쉬는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고 설령 지금 쉬는 시간이 시작된다 해도 10분이란 짧은 시간에 모든 걸 해결할 순 없었다.
유진은 거의 울상인 채로 도살장에 소 끌려가듯 자신의 수업이 있는 반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이 한 시간 동안 달궈질 욕구를 풀어줄 때 오는 쾌감이 얼마나 클지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 점심 정도야 걸러도......’

수업에만 집중하자. 쾌락은 그 다음이다. 유진은 자신의 몸을 지배해가는 열기를 달래주기 위해 애써 마음을 다 잡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수업 끝나는 종이 치자, 학생들은 점심 급식 때문인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쏜살 같이 달려 나갔고, 유진은 점심이 아닌 다른 문제 때문에 급히 반을 빠져나왔다. 온갖 소음과 혼잡스런 인파속에 섞여 그녀는 겨우 1층까지 내려온 후, 본관 건물 밖으로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급식실과 정반대에 있는 구교사 쪽에는 아무 인적도 눈에 띄지 않았다.
유진은 혹시라도 누가 볼까 주위를 계속 살피며 구교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이힐을 신어 뛰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달궈질대로 달궈진 몸을 위로하는 게 우선이었다.
구교사 안은 처음엔 음습하고 기분 나빴으나 지금은 오히려 그 고요한 분위기가 편안하기 까지 했다. 유진은 뛰느라 가빠진 숨을 잠시 몰아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아무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유진은 망설임 없이 복도 끝 화장실로 들어가, 언제나 숨어서 자신의 몸을 달래주던 마지막 칸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다급한 손길로 문을 닫고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유진은 변기에 앉아, 이제는 익숙해진 자위에 빠지기 시작했다. 신음이 절로 터져 나오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게 이대로 이 곳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제는 알아서 두 손이 본능에 이끌려 몸 곳곳을 어루만지고 헤집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쾌락의 정상을 향해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 그때에, 유진의 귀에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멀어져 가던 정신이 화들짝 들고, 온몸이 긴장감에 뻣뻣하게 굳어졌다. 유진은 즉시 손을 멈추고 멀리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발자국 소리는 소름끼치게도 점점 유진이 있는 화장실과 가까워졌다.
옷매무새를 바르게 할까 유진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대로 아무도 없는 것처럼 가만히 있으면 발자국 소리의 주인은 자기 일만 마치고 돌아갈 것이다. 게다가 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니 묵직한 게 이건 남자의 구두소리임이 틀림없었다. 하이힐 특유의 또각 거리는 소리나 가벼운 실내화 소리가 결코 아니었다. 그렇다면 소리의 주인이 여자 화장실 까지 들어올 일은 없을 것이다. 유진은 놀란 가슴을 그애써 그렇게 달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바람도 잠시, 유진의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자국 소리의 주인이 화장실 문을 연 것이다! 화장실 청소를 하러 들어 온 청소 아저씨 일 거야. 식은 땀이 절로 났지만 유진은 태연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문이 닫혀 있는 걸 알면 저쪽이 먼저 노크를 할 것이고 자신은 아무렇지 않은 척 노크에 답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눈치가 있는 사람이면 알아서 나갈 것이다......설령 나가서 마주친다 하더라도 급해서 어쩔 수 없이 이 화장실을 이용한 것처럼 하면 될 것이다.
혹시라도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신음소리를 들었을까 그게 제일 걱정됐지만 유진은 최대한 밖의 사람과 마주치지 않게 조심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는 동안에 발자국 소리의 주인은 성큼성큼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놀랍게도 유진이 있는 칸 바로 앞에 딱 멈추어 섰다. 숨이 턱 막혀오고 뒷머리가 곤두설 지경이었으나 유진은 혹시라도 노크를 해오면 바로 답할 수 있게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러나 노크대신 갑자기 칸막이 문 아래로 뭔가가 쑥 들어와 하마터면 유진은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쥐라도 본 것 마냥 그녀는 발을 변기 위로 올리고, 손으로 양쪽 벽을 간신히 짚었다.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밑으로 들어온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그것은......

“꺅!”

유진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래로 들어온 그 것은 자신이 눈을 감고 한참 자위에 열중 해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유진은 비명을 지르며 얼른 그 것을 낚아채려했으나 밖에 있는 사람은 약 올리듯 사진을 밖으로 빼냈다.

“누구야, 당신!”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유진은 바지만 서둘러 추켜올리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밖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아연실색해했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인간, 바로 김용식이었다. 가뜩이나 경멸하던 인간이었는데 이런 못된 장난질까지 하다니, 유진은 그대로 용식에게 달려들고 싶었지만, 용식이 사진을 내밀자 화를 누그러뜨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침착해야 한다.
마음 같아선 용식이 들고 있는 사진을 당장 빼앗아 갈기갈기 찢고, 용식마저 찢어발기고 싶었으나 용식의 뭔지 모를 자신만만한 태도에 유진은 한걸음 물러나기로 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유진이 그렇게 따지자, 용식은 아무 대답 없이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잠시 후, 뭔가를 꺼내려했다. 혹시라도 칼이나 다른 위협할 도구를 꺼낼까봐 유진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뭐......뭐 하는 짓이에요!”

자기도 놀랄 정도로 큰 목소리로 말한 유진은 혹시라도 용식의 신경을 자극하진 않았는지 걱정됐지만, 애써 태연한 척 했다.

하지만 용식이 꺼낸 것은 칼 보다 더 유진을 놀라게 할 만한 것이 였으니......그가 내민 것은 핸드폰이었다. 핸드폰 속에는 한창 열락에 들떠 신음소리를 내며 자위행위에 빠져있는 한 여인의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인은 바로 유진, 자신이었다.

유진은 절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싶었지만 겨우 참고 용식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머릿속에는 수천,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올라 뒤죽박죽이 되고 있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분노가 가슴을 가득 채웠고, 눈앞의 이 추한 남자를 당장 죽여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달려들면 더 큰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었다.
당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으나 득의양양하게 웃고 있는 저 인간 앞에서 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유진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고 우선 이 인간이 왜 이런 장난질을 치는 지 물어보기로 했다.

“대체......왜 이런 짓을 하는 거 에요, 김선생님?”

다행히 떨리지 않은 차분한 목소리였다. 유진은 마음 속으로 심호흡을 하며 자기 앞에 서 있는 빌어먹을 인간이 뭐라고 대답하는지 들어보기로 했다.

“이거 학교에서 자위나 하다니......한창 나이의 남자아이들도 이런 짓은 안한다구요. 황선생님.”

자신은 필사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도 예의를 잊지 않으려 했는데, 이 인간은 비꼬는 의도가 확연히 드러나는 말투로 대꾸하고 있었다. 유진은 겨우 가라앉힌 분노가 다시금 치밀어 올라 미칠 지경이었으나 어쩔 수 없이 속으로 삭혀야 했다.
그녀는 우선 아까부터 떠오르는 의문을 물어보기로 했다.

“그 동영상은 어떻게 찍은거죠?”

대체 어떻게 자신이 자위 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걸까? 동영상의 시점은 바로 앞에서 자신을 정면으로 찍은 시점이었고, 그녀 바로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는 이상 절대로 찍을 수 없는 것이었다. 바로 앞에서? 갑자기 머리 속에 퍼뜩 떠오른 게 있어서 유진은 열려 있는 칸막이 문으로 눈을 돌렸다. 언제나 있었던 방향제 인형이 없다! 유진은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지는 걸 느끼고 잠시 현기증이 나서 휘청거렸으나 다행히 쓰러지진 않았다.

“이 나쁜 새끼! 감히 내게 이런 짓을 저질러? 두고 봐, 내가 곧......”

유진은 겨우겨우 참고 있던 분노를 토해내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용식이 뒤에서 유진의 손목을 잡았다. 불에라도 덴 것처럼 유진은 황급히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빠르게 입을 틀어막는 용식의 손에 막혀 ‘읍,읍!’하는 소리밖에 내지 못했다. 더러운 인간의 손이 자신의 몸에 닿아 유진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놀랄 정도로 강한 용식의 힘에 의해 입이 막힌 채로 자신이 자위하던 칸으로 끌려들어갔다.

온 몸을 감싸오는 두려움에 유진은 눈앞이 흐려지고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때 뱀이 속삭이는 것처럼 소름 끼치게 용식이 귓속말을 해왔다.

“조용히 있어! 계속 발버둥 치고 소리 지르면 내가 무슨 짓을 저 지를지 나도 장담할 수가
없다고! 내가 니 년이 신고할 걸 대비도 안하고 이런 짓을 저지른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
지? 지금 이 동영상을 나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 하지 말라고......“

용식의 협박을 듣자, 유진은 발버둥치고 소리지르던 것을 멈췄다. 용식 말고도 이 낯부끄러운 동영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용식이 다음에 내뱉은 말은 그런 유진을 더 큰 절망에 빠지게 했다.

“니 년이 지금 당장 나가 신고라도 해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즉시 이 동영상이 학교 게시
판은 물론, 온갖 성인사이트에 다 뜰 거야. 그리고 니 년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
물로 이 동영상이 보내지겠지. 니 년 가족, 친구......그리고 잘난 니 년 애인......
내가 뒤를 봐주는 사람도 없이 허투루 이런 짓을 하는 줄 알아?“

자신을 옭아매기 위해 허풍을 떠는 걸 수도 있으나, 자신의 가족, 친구, 애인까지 언급하자 유진은 마음이 약해지는 걸 느꼈다. 이 인간은 자신의 뒷조사까지 했음이 분명했다. 그리고 만약 저 협박이 사실이라면 용식을 신고해도, 또 다른 누군가가 이 동영상을 퍼뜨릴 것이다.
유진은 우선 용식을 진정시키고 대화를 해보기 위해 얌전히 굴기로 했다. 유진이 아무런 저항 없이 순해 지는 것을 느낀 용식은 그녀를 조심스레 풀어주었고, 더러운 손아귀에서 해방된 유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대......대체......나에게 왜 이러는 거에요?”

유진은 반쯤은 용식의 의도를 눈치채고 있었으나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라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빌었다. 하지만 용식이 대답대신 음흉한 눈길로 자신을 ?어 보자 유진은 당장이라도 이 곳에서 뛰쳐나가고 싶었다.
제발......제발......유진은 용식이 말도 없이 곧 바로 자신을 덮치기라도 할까봐 구석으로 슬그머니 몸을 붙였다. 아까 느낀 용식의 압도적인 힘이 떠올라 자꾸만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있는 힘껏 저항하고 소리 높여 도움을 청하리라.
유진은 점점 작아지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 포식자 앞에서 마지막 저항을 준비하는 초식동물처럼 온 신경을 용식의 다음 행동에 집중했다.

그러나 용식은 좀 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었는지 천연덕스럽게 말을 꺼냈다.

“황선생이 미워서 이러는 거라 생각하진 않겠지? 황선생이 적당히 이뻤으면 나도 이러진
않았을텐데 너무 이쁘니까 내가 이럴 수 밖에 없었던 거야. 황선생이 내 말만 잘 따라주면
나도 즐기고 황선생도 즐기고 서로 좋게좋게 끝낼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만에 하나 황선
생이 다른 맘을 품었다간......알지? 바로 내 인생 조지고 황선생 인생 조지는 거야. 나야
뭐 연줄도 어느 정도 있고, 이 나라는 워낙 이런 일에 대한 처벌이 약한 편이니까 나중에
뭘 하든 하겠지만 황선생은 그 젊은 나이에 이런 낯부끄러운 게 퍼지면 어떻게 되겠어?
그리고 황선생이 독한 마음 품고 나를 어떻게 해봐도 그 후엔 나보다 더한 놈들이 황선생
인생 조지려고 달려들텐데 황선생이 어떻게 감당하겠어. 그냥 나 하나 눈 딱 감고 적당
히 상대하는 게 낫지......흐흐“

말하는 어조는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으나, 그 내용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유진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만약 이 짐승 같은 놈을 신고한다 하더라도, 이 개자식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풀려난다면, 그 뒤에 어떤 해코지를 할 것인지 두려워졌다. 거기다 말대로라면 이 놈이 붙잡힌다 하더라도 동영상은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퍼질 게 아닌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변기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무 것도 드리지 않고 눈 앞이 어질어질 한 게 그냥 정신을 잃고만 싶었다. 이 모든 상황이 악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용식은 만면에 승리감이 가득 찬 미소를 지어 보인 채 유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유진은 그 손길에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화들짝 놀라 용식의 손을 쳐내었다. 갑작스런 유진의 행동에 용식은 기분이 적잖이 불쾌해져,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얌전히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유진은 그 소리에 놀라 움찔했지만 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용식을 마주 노려보았다. 지금 주도권을 갖고 있는 건 용식이었지만, 유진은 그런 그에게 겁먹은 모습까지 보이고 싶지 않았다.
용식은 잠시 그런 유진을 눈을 가늘게 떠 바라보다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낚싯줄에 매달린 채로 끝까지 저항하는 물고기가 잡는 보람이 있는 법이다. 유진을 처음 봤을 때, 자신을 벌레 보듯 하는 그 눈빛에 얼마나 정복감이 솟아올랐는가?
이런 도도한 계집을 더럽히고 짓밟아 나중에는 자신 없이 살 수 없도록 나락까지 떨어뜨리고 싶다. 용식은 빠르게 자신을 잠식해가는 정복욕 때문에 아랫도리가 뻐근해지는 걸 느꼈다. 더 참을 수 없게 된 그는 재빨리 벨트를 푸르기 시작했다.

“무......무슨 짓을......”

유진은 용식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 무슨 말이든 하려고 했으나, 잠시 후 밖으로 나온 용식의 물건을 보고 할 말을 잊어 버렸다.
크다. 그리고 흉측하다. 유진이 지금까지 본 남자의 성기는 잠자리를 같이 한 대학선배와, 지금 애인, 단 둘의 것밖에 없었으나 용식의 물건은 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었다. 거기다 거무튀튀하고 핏줄이 툭 불거져 나온 게 독사를 보는 것처럼 무섭기까지 했다.

“자, 우선 맛보기로 간단히 서비스 좀 해달라고”

유진은 잠시 넋이 나가 있다가 용식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용식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대체 왜 지금 내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거지? 유진은 원망 섞인 눈길을 보냈으나, 용식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진의 손을 억지로 자신의 성기로 이끌었다.
갑자기 손에 뜨겁고 단단한 용식의 물건이 닿자, 유진은 불에 달군 막대기라도 건드린 것 마냥 급히 손을 떼어냈다. 유진은 다시 한번 용식을 쏘아보았으나 용식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보고는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강제로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아까부터 자신을 두려움에 떨게 하던 생각이 떠오르자 유진은 억지로 손을 용식의 물건으로 뻗쳐보았다. 뜨거운 열기가 손안 가득 퍼지고 그것이 다른 생물체처럼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말도 안되는 상상이긴 하지만 뜨거운 뱀을 쥐면 이런 기분일까. 유진은 차마 그 모습까지는 볼 자신이 없는지 얼굴을 벽쪽으로 돌리고 눈을 꼭 감았다.

유진이 가만히 쥐는 것만으로도 용식은 흥분이 머리끝까지 오르는 걸 느꼈다. 부드럽고 따뜻한 손길뿐만 아니라 유진의 몸 곳곳을 남김없이 느끼고 싶다. 하지만 용식은 그런 욕망을 억누르고 계획한 대로 오늘은 ‘거기까지만’하기로 했다.

“뭐하고 있어? 빨지 않고.”

유진은 잠깐 자신이 잘못 들었나 하고 생각했다.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용식의 눈치를 보았다.
그러나 용식이 하는 제스처를 보자 유진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용식은 가증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자신의 입 앞에 손으로 뭔가를 쥔 듯한 모양을 만든 뒤, 고개를 앞뒤로 흔들었던 것이다.
그런 경험이 없는 유진이었지만 그 제스처의 의미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불길이 가슴 속에 돋는 듯해 유진의 손아귀엔 절로 힘이 들어갔고, 자연스레 손톱이 용식의 물건으로 파고 들었다.

“진짜 이 년이!”

갑작스런 아픔에 용식은 유진의 손을 뿌리치고, 유진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당황한 유진이 뭐라 대꾸할 틈도 없이 유진의 머리를 잡아 자신의 물건으로 들이밀었다.
유진은 너무나 당황스러워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갑자기 자신의 입안을 가득 채운 용식의 물건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귀두가 입안 깊숙한 곳까지 치밀고 들어와 구역질이 났다.
용식은 입안 가득히 자신의 물건을 머금고 있다가 겨우 토해내고 기침을 해대는 유진을 우습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유진은 침을 질질 흘리며 변기를 부여잡고 헛구역질 까지 했다.

“억지로 하니까 나도 기분 별로고, 황선생도 그렇게 된 거 아냐. 좀 더 내 말에 협력할 생
각이 들게 해줄까?“

눈물까지 핑 돌 정도로 헛구역질을 하느라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진 유진이었으나, 용식이 핸드폰을 드는 것을 보자 반사적으로 용식의 손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은 이 상황부터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했다. 이 미친 인간이 이대로 가다간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잠깐, 잠깐만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

유진은 자신도 놀랄 정도로 침착하게 안정을 되찾고, 자신의 침이 묻어 번들거리는 용식의 물건을 바라보았다. 누군가의 똥을 삼키면 이런 기분일까? 유진은 오만상을 다 찌푸리며 용식의 물건 밑 부분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벌려 귀두부터 서서히 입에 집어넣었다.

코를 확 찌르는 강한 냄새 때문에 정신이 아찔해질 것 같았다. 뭔가 입안에서 물컹거리는 게 살아 있는 뱀을 머리부터 입으로 밀어 넣는 기분이었으나, 용식이 억지로 밀어 넣을 때보다는 조금 편한 느낌이었다.

유진은 잠시 그대로 용식의 물건을 머금고 있다가, 천천히 앞뒤로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랄은 남자친구가 애원해도 해준 적 없는, 평소에 추잡하다고 생각했던 행위였다. 그런 짓을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추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에게 해주고 있다니......유진은 마음 같아선 이대로 놈의 물건을 물어뜯고 싶었으나, 만약 그렇게 되면 분노한 용식에게 어떤 짓을 당할지 몰라 꾹 참기로 했다.

용식은 유진의 서툰 오랄에 쓴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가르쳐줄 게 한 두 가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계적인 움직임도 신선한 것 같아 어느정도 즐길만은 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유진의 잔뜩 찌푸린 얼굴도 흥분을 북돋아 주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유진에겐 이 시간이 영원한 고통처럼 느껴졌다. 처음 해 보는 오랄이라 언제 끝나게 될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궁금함 때문에 살짝 눈을 떠 용식을 올려다 보고 싶었다.
바로 그 때, 용식이 다급히 유진을 밀쳐내었다. 유진은 그런 용식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해져서 눈을 크게 뜨고 용식을 바라보았다.

“으윽......싼다!

용식이 몇 번 급하게 자신의 손으로 물건에 자극을 주자, 걸쭉하고 뜨거운 정액이 놀란 유진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유진은 아무런 대비 없이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해,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는 것 같았다.
얼굴이 온통 화끈거리고, 입에 비릿한 맛이 가득 맴돌았다. 눈물이 핑 돌아 눈앞이 뿌옇게 자꾸만 흐려졌다. 턱까지 내려온 질척한 액체가 길게 늘어져 가슴팍으로 떨어지는 게 느껴졌으나 손에 힘이 하나도 없어 닦아낼 수조차 없었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변기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아 유진은 그대로 축 늘어졌다. 그런 유진을 용식은 여유만만하게 핸드폰으로 찍어댔다.

“아......”

용식이 또 하나 약점을 잡아가는 걸 보고 유진은 뭔가 말하려 했으나 유진의 입에서 나온 것은 짧은 탄식뿐이었다.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용식은 그런 유진을 비웃듯이 바라보고 여유 있게 휴지를 꺼내 자신의 물건을 닦아내었다.

“그럼 이따 교무실에서 보자고, 혹시라도 도망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지?”

용식은 바지를 추스르며, 얼굴에 정액을 가득 묻힌 채 멍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진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휘파람을 불며 화장실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휘파람 소리가 멀어지자 유진은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용식을 죽이고 싶다는 마음은 어디로 가고, 다만 죽고 싶다는 깊은 절망감이 유진의 마음속을 가득 채웠다. 용식의 함정에 완벽히 빠진 것이다. 생각 같아선 당장이라도 용식의 추잡한 짓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었으나, 그 다음 따라올 보복은 자신의 인생을 처참하게 파멸시킬 것이다. 어떻게든 함정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지금은 도저히 그 입구가 보이지가 않았다.

유진은 울고 싶은 만큼 울었다. 그녀에겐 아주 오랜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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