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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 1 ... - 1부 3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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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37회 작성일 20-01-1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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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역습, 또 역습



"사양할 사이는 아니잖아. 이제 씻을까? 남자가 오랬동안 탕 속에 있는 것도 그다지 좋지

않아."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어머, 그렇지 않아, 내가 벌써 말했으니까. 너는 아직 어머니에겐느 어린애야. 나는 결혼

할 어른이구. 아부렇지 않게 생각하거든."

센쯔루는 웃고 있었다, 여유있는 태도였다. 눈에 요염한 빛은 없었다. 단순히 친절한 마음

으로 등을 닦아 주려고 한다. 그렇게 느끼게 하는 눈빛이었다.

"그럼 부탁할까?" 이제 두 번 다시 이럴 일은 없겠지?"

"그래. 내가 소박맞아 돌아오지 않는 한."

"그런 재수없는 말은 하는 게 아니야."

"결혼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게 돼. 내 친구 언니는 결혼해서 열흘 만에 남편

이 자살했어."

"왜?"

"결혼해서 여자란 종족에게 환멸을 느꼈나 보지. 어쨌든 시적이지못해. 목을 매달았어. 너

는 자살하더라도 목은 매달지 마. 본인은 편할지 모르지만 뒷처리가 좋지 않아."

센쯔루는 다 씻은 다음에 마지막으로 물을 끼얹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

"됐어. 이젠 네가 씻어."

센쯔루는 같이 산책이나 하자는 뒷말을 남긴 채 목욕탕 문을 나섰고 잠시 후에는 마사오도

목욕탕을 나왔다. 마사오가 나가는 동시에 센쯔루가 들어갔다. 마사오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센쯔루가 등을 씻어 주었어요."

"시집가니까 인사하러 온 거야. 옛날 어렸을 때 생각이 났나 보구나."

"이번엔 내가 씻어 주어야 해요."

"그래. 그렇게 해라."

"그런데 시집가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알몸을 보여도 괜찮은 건가요?"

"무슨 말을 하고 있니?" 어머니는 혼자 웃으셨다.

"마사오를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그럴지도 모르죠. 저 애는 여학교 때부터 건방진 구석이 있었어요."

"그래도 마음은 착한 애야."

마사오가 목욕탕에 가서 센쯔루의 등을 닦아 주는 동안 센쯔루는 마사오를 유혹하지 않았

고, 마사오도 맨몸인 센쯔루를 샅샅이 훑어보면서도 흥분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마사오

가 탕에서 나오려 할 때 센쯔루가 마사오를 불러세웠다.

"마사오, 너 사귀는 여자애 있지? 그것도 깊이."

"아, 아니."

"거짓말. 내 눈은 못 속여. 너 설마 나중에 큰일날 여자애와 어울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걱정되는데."

센쯔루는 넘겨짚고 있는 게 틀림없다.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런데 왜 느닷없이 꼬치꼬치

캐물어 오는 것일까? 마사오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센쯔루가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만 같

았다.

"너 아무래도 수상해. 내 등을 닦아 주면서도 너는 전혀 내 몸에 신경을 쓰지 않았어. 네

몸도 잠잠했고. 그게 바로 네가 이미 여자를 알고 있다는 증거야. 어때 내 추측이?"

추측? 그래 그건 센쯔루의 추측일 뿐이었다. 맞기는 하지만. 이 위기를 빨리 넘겨야 한다.

그러자면 역습해 들어가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누나 젖가슴이 더 아름다워졌다고 느꼈어. 그리고 전보다는 남자를 많이 아는 것 같고.

젖꼭지가 빨갛고 길잖아?"

"후후후…. 여자 몸은 늘 변해. 특히 내 나이의 여자는. 말 돌리지 말고 내 말에 대답이나

해 봐. 너 여자를 알지?"

센쯔루가 바싹 다가서며 눈을 흘겼다. 어느새 센쯔루의 다리가 마사오의 다리사이로 들어

와 있었다. 손이 마사오의 앞으로 뻗어 왔다. 마사오는 피하지 않았다. 피할 수가 없었다.

센쯔루가 추궁하는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마사오는 이미 천천히 달구어지고 있었고,

센쯔루의 다리가 파고들며 손이 그곳에 와 멈추었을 때 마사오는 벌써 굳어 있었다.

"어머."

센쯔루에게서 농도 짙은 요염한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마사오의 몸이 굳어졌다는 걸

센쯔루는 확인한 것이다.

"누나가 자꾸 이상한 말을 하니까 그렇지."

"후후후, 마사오, 넌 아직 어린애야. 이것 봐. 여자를 안다면 이렇게 빨리 곳꼿해지지는 않

아. 자, 나가자."

센쯔루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마사오가 보기좋게 당한 셈이었다.

식사를 끝낸 후 두 사람은 나란히 숲속의 오솔길을 걷고 있었다. 홍차밭이 주위에 펼쳐져

있었다.

"나는 시집을 가더라도 얽매여 살지는 않을 거야."

"누나라면 그렇게 하겠지. 성격이 남자 같으니까."

"육체 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상대 남자에게 매달리며 헤어질 수 없다고 하는 여자는 구시

대의 유물이야."

"그럴지도 모르지. 지금은 남녀 평등이니까."

"육체 관계란, 내가 여자로 있는 한 언제 어디서 어떤 남자가 잠시 말을 걸어 와도 상대가

되어 줄 수 있는 마음가짐과 같은 거야. 상대의 근본이라든가 인간성은 바꿀 수 있는 게 아

니잖아? 싫어지면 깨끗이 헤어지는 거야."

"그러나 결혼하면 그렇게 할 수 없잖아."

"조금은 타협해야겠지. 어쨌든 내 남편될 사람은 조건이 좋으니까. 하지만 참을 수 없을

만큼 극한 상황이 된다면, 난 언제라도 헤어질거야."

"그럴 때는, 그 판단을 누군가 현명한 사람에게 맡겨도 좋지 않을까? 자기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

"흠, 너도 제법 어른답게 얘기를 하는구나. 역시 너는 여자를 알고 있는 거 같아."

"왜 또 그런 말을 해?"

"넘겨짚는 게 아니야. 넌 분명히 여자를, 여자의 몸을 경험했어. 알 수 있는 방법도 난 알

아."

센쯔루는 마사오 앞으로 나서더니 마사오를 가로막고 섰다.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내가 가르쳐 주지. 어쩌면 숙모도 알고 있을지도 몰라. 너 요즘 숙

모에게 보여 줬니?"

"아니 그런 적은 없어. 부모라 해도 부끄럽잖아?"

"가만히 있어."

센쯔루는 사방을 둘러보고는 마사오의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마사오는 당황해서 같이 마

주본 채 쭈그리고 앉으며 센쯔루의 무릎을 잡았다.

"안 돼."

센쯔루는 장난스런 눈으로 마사오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싫어?"

"이상해 그런 짓은. 이제 난 어린애가 아니야."

"어린애가 아니니까 이러지. 너 내가 왜 왔는 줄 알아? 방공호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어?"

눈이 이상하게 빛났다. 이번에 만나서 처음 본 눈빛이었다.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는 어중간했었어. 그리고 나는 그 동안 네가 놀러와 줄 것이라 기대했었어. 이제 그

것은 괜찮아. 서로가 생활에 바빴을 테니까. 그건 그렇고, 오늘 내가 왜 왔다고 생각하니?"

"……."

"나는 네가 아직 여자를 모른다고 생각하고 싶어. 넌 성실한 아이니까. 아직 그럴 기화가

없었을 거야. 그렇지? 그래서 너에게 나를 주려고 온거야. 솔직히 표현하면 너의 동정을 뺏

으러 온 거지. 숙제를 남긴 느낌이었어."

서로 마주앉은 체였다. 센쯔루의 입술이 마사오의 입술에 닿을락말락할 정도로 가까이 다

가왔다.

"너한테 난 사로잡혔어. 나는 나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욕망이 강해."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

"너는 이미 나 이외의 여자를 품에 안은 일이 있어. 난 그것이 분해. 너보다 나이 많은 여

자야? 어떤 여자에게 유혹되었지?"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이유는 어떻든간에 자, 솔직히 자백해."

"정말이야. 누구와도 난 그런 짓은 하지 않았어."

센쯔루는 진지한 얼굴로 마사오의 몸을 관찰한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남

자가 동정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근거로서는 타당하지 않았다.

"그 정도라면 지금 이 자리에서 누나에게 내 것을 보여 줄 수도 있어."

"그럼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 여자와 그 짓을 한 일이 분명히 없지?"

"없어."

"그럼 믿겠어. 그리고 이제부터 서서히 너를 뺏기 시작하겠어. 오늘 밤에 네 방에 갈 테

야."

"자, 이제 돌아가지, 누나."

"아니."

센쯔루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고 나서 마사오를 째려보았다.

"네 대답을 못 들었어."

"몇 시쯤에?"

"열두 시쯤. 그 시간이 제일 안전하겠지?"

"나는 잘 텐데."

"좋아. 나는 그래도 꼭 갈 거야."

"역시 위험할 것 같아."

"겁쟁이구나. 너, 그래도 남자니? 그렇다면 남자인 네가 몰래 나한테 오면 되잖아."

"하지만 난 부모님과 앞으로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

어?"

"그것은 너만 그러는 게 아니야. 인생은 모험이야. 너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조심스러웠고

또 모험을 즐기지 않았지만 지금부터는 그래서는 않 돼."

"누나가 너무 대담한 거야."

"네가 너무 소심하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니? 이 세상엔 어떻게하면 여자를 안아 볼 수 있

을까 하고 고민하는 남자 투성이야. 그 엄연한 사실을 너는 똑바로 알고 있어야 돼."

"알았어. 어쨌든 집 안에 아무도 없으면 좋을 텐데."

"자는 건 없는 것과 마찬가지야."

"임신하지 않을까?"

"어이쿠, 그런 일까지 신경을 쓰니? 그러니까 소심하다고 그러지."

"당연한 일이잖아."

센쯔루가 가볍게 입맞춤을 해 왔다.

"그런 걱정하지 마. 내가 다 계산하고 왔으니까. 넌 이제 도망칠 구실이 없어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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