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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빌 원룸의 왕자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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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27회 작성일 20-01-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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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빠와 동생



"정말 고마워요"

"아뇨~ 뭘… 친 동생이였다면 당연히 이렇게 했을 거에요."

"정말 저랑은 아무 관계도 아닌데… 밥도 주시고 아픈데 이렇게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에이… 모르는 사람도 아프면 이렇게 했을 텐데 우린 학교 선후배잖아요."

"네~ 선배님"



침대에 누워 있으니 따듯하고 편안한지 얼굴색이 다시 올아오는것 같았다.



"아! 옷이 많이 젖었던데 괜찮아요?"

"약간 축축하긴한데… 어쩔 수 없죠."



나는 옷장에 가서 옷 하나를 꺼냈다. 여자 옷이다.



"이거 입어 볼래요? 사이즈가 비슷할것 같은데… 긴팔이라서 더 좋을 것 같구요"

"어! 여자 옷 이네요."

"네."



전 여친 효명이의 옷이다. 룸메이트가 고향집에 가거나 외박을 할 때면 항상 여친을 불러 기숙사에서 놀았다. 그 때 두고간 옷을 아직 간직하고 있었고 마침 영희와 효명이의 사이즈가 비슷한것 같았다.



"아! 저 잠간 나가 있을게요. 갈아입으세요."

"정말 고마워요."



나는 복도에 잠시 나가 있었다. 복도 끝에 있는 창문으로 밖을 봤다. 아직도 비가 오고 있었다. 요즘 흔해 빠진게 우산인데 집에 우산이 하나 없어서 이러고 있다니! 오히려 우산이 없어서 이렇게 된건가? 비는 참 이상하다!



"또각~ 또각~"



힐 소리가 들린다. 계단 아랫층에서 윗층으로 자동으로 불이 들어 온다. 발자국 소리는 점점 커진다. 그리고… 그 발자국의 주인공이 3층 복도로 걸어 들어 오고 있다.



어! 301호 여자다! 301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녀는 짧은 반바지에 흰 브라우스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섹시하다. 머리는 빗물에 젖어 찰랑거렸다. 얼굴엔 색조화장이 진하게 되어 있었다. 섹시함을 더했다. 몇살쯤 되었을까? 가늠할 수 없다. 직장인? 아님 학생? 지난 번에 낮에 집에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직장인은 아닌것 같은데… 다리에도 빗물이 튀어 있었다.



"저기 저 옷 다 입었어요"

"아! 네!"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고 있던 301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301호 여자는 고개를 돌려 내 방에서 문을 열고 나를 바라 보고 있는 하영희와도 눈이 마주쳤다. 영희도 301호 여자를 봤는지 약간 부끄럽게 고개를 숙였다. 301호 여자는 다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씽긋 웃었다. 나는 다시 뻘쭘하게 목례를 했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나도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딱맞아요. 여자 옷인데 웬거에요?"

"아… 그게… 제 동생 옷이에요."

"여동생있어요."

"아… 친동생은 아니고 사촌동생이요"



친동생이라고 했다가 어떤일이 또 생길지 모른다. 그래서 일단 사촌동생이라고 거짓말! ㅋㅋ



"감기약 사올가요?"

"그래 주실래요? 아참! 근데 우산이 없잖아요!"

"아… 옆방에 한번 빌려 볼게요. 잠깐 쓰고 나갔다 오는거니까"

"방금전에 봤던 그 여자분이요?"

"네…"



뭐지? 본능적으로 다른 여자를 경계하는건가? 일종의 질투? 뭔지 모르겠지만 난 괜히 기분이 좋았다.



"띵동!"

"누구세요?"

"네 옆방인데요."

"잠시만요."



그녀가 문을 열었다.



"네? 무슨일이세요?"



색조화장을 했던 방금 전 보다 더 이뻤다. 비비 크림 정도만 바른 쌩얼인것 같은데 수수하고 이쁘다. 집에서 입는 짧은 반바지에 흰 반팔티를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입에는 미에로파이바 병을 물고 있었다. 귀엽다.



"아! 죄송한데요.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우산이요?"

"네 제가 어제 이사를 왔는데 전에 살던 집에서 우산을 챙겨오지 않아서요. 잠시 쓰고 바로 돌려 드릴게요."

"네… 그래요."



그녀는 현관에 세워 두었던 우산을 내게 건내 주었다.



"감사합니다. 곧 돌려드릴게요."



방에 다시 가서 지갑을 챙겼다. 그리고 근처 약국에 가서 약을 샀다.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까먹고 그랬는지 우산을 새로 사오진 않았다. 301호 여자에게 보답? 이라도 하기 위해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아까전에 마시고 있었던 미에로파이바 한 박스를 샀다. 일종의 집들이 선물이라고나 할까?



초인종을 눌렀고 그녀가 다시 문을 열었다. 우산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비닐 봉지에 담겨있는 미에로파이바 한 박스를 그녀에게 건내주었다.



"여기 이거…"



그녀가 비닐봉지 안을 확인하였다.



"뭐에요? 이게?"

"우산 빌려 주신게 고맙기도하고… 이사 왔는데 이웃한테 떡이라도 돌려야 하는데 떡은 좀 그렇고… 아까 이거 마시고 계시길래 좋아하시는것 같아서 사왔어요. 부담 갖지 말고 마시세요."

"와~ 정말 고마워요. 그럼 잘 마실게요. 저 이거 되게 좋아하는데…"



방으로 갔다. 영희는 조금 괜찮아 졌는지 침대에 앉아 벽에 기대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여기 약 사왔어요."



컵에 물을 따라 약과 함께 그녀에게 건내 주었다. 아픈 늦둥이 여동생에게 약을 챙겨주는 오빠같은 느낌을 받았다. 알약이 아니라 가루약이었다. 알약이라면 먹기 편했을 텐데 가루약 이라서 좀 쓴것 같았다.



"아우 써~"

"알약으로 달라고 했는데, 가루약이 더 잘 든다고 해서… "

"고마워요. 오빠~"



오빠? ㅋㅋ 왠지 기분이 좋다.



"어…어디 먹을게 없나? 아참!"



마침 사 놓은 사탕이 있었다.



"아~ 해봐요"

"네?"

"아~ 해보라고!"



그녀는 내가 시키는 대로 입을 벌렸다. 그리고 그 입안에 사탕을 하나 넣어주었다.



"ㅎㅎ"

"ㅎㅎ"



우린 서로 웃었다.



"아직도 밖에 비 와요?"

"창문 열어 볼까요?"



창문을 열었다. 밖은 캄캄했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 건물을 통해 301호의 방 일부가 보였다. 301호 여자가… 옷을 벗고 있었다! 가슴라인이 보였다. 후… 갑자기 흥분이 되었다. 허…어떡하지?



창문을 닫고 고개를 돌렸다. 영희가 나를 바라보고 웃고 있다.



"사탕이 되게 달아요 ㅋㅋ"



그녀의 미소가 나를 정말 달아 오르게 만들었다. 아~ 어쩌냐?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어색함이 방안에 가득했다.



밤 10시~ 이제 비가 조금 머진 듯 했다.



"이제 가봐야겠어요. 밖에 비 안오는것 같아요"

"그런가?"



창문을 열어 봤다. 비가 그쳤다.



그녀는 자신의 옷을 챙겼다.



"저 화장실가서 옷 좀 갈아 입을게요. 화장실 써도 되죠?"

"네 그렇게 하세요."



그녀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탱~" 하고 문을 잠그는 소리가났다. 왠지 되게 꼴릿하다. 저 안에서 지금 옷을 갈아 입고 있는거지? 그녀는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이뻤다. 내가 갈아 입으라고 줬었던 옷을 다시 나에게 건내주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오전 부터 실례를 했는데 신세를 너무 많이 졌어요."

"아니에요. 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귀걸이는 혹시나 찾는다면 찾는대로 바로 연락드릴게요."

"네 그러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그녀가 나갔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 후~ 조금은 아쉽다.



한 여인이 떠나갔지만 다른 여인이 다가오고 있다. 방에 불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오 굿! 옆 방이 환하게 반사되어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301호 여자는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쳐다 봤지만 움직임이 없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뭘 하고있나? 침대가 안 보이니 그게 너무나도 아쉽다. 침대가 있는 곳에서 누워 있거나 누워서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는것 같다. 에이… 엇! 근데 이게 뭐지? 그녀의 방 창문에 뭐가 얹어져 있었다. 저건! 내가 준 미에로파이바인데? 음료를 마시고 나서 병을 창문에 나란히 세워놓았다. 벌써 3개나 마셨는지 빈병 3개가 나란히 있었다. 저게 무슨 의미지? 혹시… 나에게 "너 반사된 창문을 통해서 나를 보고있지?" 라고 묻는건가? 에이…설마…



다음날! 개강하기 전 마지막 일요일이다. 개강이 화요일이니 이제 일/월 이렇게 이틀 남았다. 아~ 어쩌지 또 한학기 세달을 어떤 힘으로 다니지? 에휴~ 학교에 소문이 날대로 다 났는데 얼굴은 어떻게 들고 다닌담… 나를 모르는 사람들도 내 얼굴을 보면 내가 그 동영상의 주인공이라는걸 알아차리겠지? 에라 모르겠다. 일단 게임이나 하자!



자고 일어나서 씼지도 않고 팬티 바람으로 그대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띵동!"

"누구세요~"

"네 옆방 사람인데요."



옆방? 그럼 301호? 나이쓰! 일요일 오전에 무슨일이지? 문을 열었다.



젠장… 301호가 아니었다. 남자새끼가 서 있었다. 에이…젠장…



"무슨일이에요?"

"혹시 저희 원룸이 최근에 법정 문제가 있어서 주인이 바뀐거 아세요?"

"아? 그래요? 아뇨 전 처음 듣는건데."

"전 주인이 건물을 올리다가 부도가 났어요. 그래서 다행히 다른 주인이 건물을 인수해서 올렸어요. 근데 중간에 복잡한 법적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살다가 중간에 쫓겨 나는 경우가 없도록 조취를 취하기로 했거든요."

"아~ 그렇구나. 부동산 아주머니 에게서 뭔가 들었던것 같기는한데… 흘려 들어서… 그게 그거였구나."

"저희가 여기서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다는것, 그리고 고향이 지방이라서 서울에 갈 곳이 없다는것을 증명해 놓으면 법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구제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고맙습니다. 그런것도 알려주셔서"

"그리고 이건 서명하는건데요. 여기 서명 좀 해주세요. 나중에 문제 생기더라도 우리 거주자 공동이름으로 뭔가를 할 준비를 해야해서요."



남자가 서류 하나를 전해주었다. 그 서류에는 101호 부터 505호 까지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그리고 사인이 적혀 있었다. 내가 마지막인듯 했다. 아마 최근에 이사를 와서 그런것 같다.



"잠시만요. 저기 펜이 있어서…"



책상으로 가서 팬을 찾아들었다. 그리고 내 자리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름과 고향집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적었다. 그러면서 3층에 사는 사람들의 정보를 한번 훑었다.



301호 / 서지율 / 22세 / 010-xxxx-xxxx / [email protected] / 학생 / 0.5년 거주

302호 / 김란 / 22세 / 010-oooo-oooo/ [email protected] / 학생 / 0.5년 거주

303호 / 설수진 / 25세 / 010-mmmm-mmmm / [email protected] / 학생 / 0.5년 거주

304호 / 김성찬 / 21세 / 010-bbbb-bbbb / [email protected] / 학생 / 0.5년 거주

305호 / 서기석 / 21세 / 010-iiii-iiii / [email protected] / 학생 / 0.5년 거주



오호… 301호 여자의 이름은 서지율이구나! 22세? 그럼 나 보다 1살 많은건데… 2,3살 정도는 많은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구나. 학생이면… 나랑 같은 학교에 다니나? 그렇겠지? 302호 김란…김란이면 여자 이름이다. 1년 선배인 우리 학교 학생이겠지? 설수진! 25세 학생…좋다. 김란과 설수진도 이쁠 것 같다. 304호 김성찬… 남자는 패스



"여기요. 제 정보랑 이름 서명했어요. 이거 하나 하나 다 받으러 다니기 힘드시겠어요."

"아뇨~ 뭐 다 우리를 위해서 하는 건데요. 그럼 감사합니다."

"네 수고하세요."



첫번째로 노리는 여자는 바로! 301호 서지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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