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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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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10회 작성일 20-01-1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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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 9









오우 이거 제가 생각해도 복잡해 지는데요? ㅋㅋㅋㅋ



아무쪼록 부족한 부분도 많고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밌게 즐겨주세요^^



연재는 꾸준히 할 생각이지만 그래도 늘어지거나 기다리시는 일 없도록 힘내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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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떡해.."



"조용히해..들리겠어.."



"아..그..그래도...숨쉬기도 힘들어...하아.."





우리는 그 좁은 샤워부스 안에 들어가 밖의 상황을 듣고있었다..





"오빠..오빠는 어쩌고 싶은거야?"



"유진아..왜 갑자기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지금까지 잘 버텨왔자나..잘지내왔자나 응?"



"알아..나도..안다구...근데 난 사랑하는 사람한테 표현도 못하고 눈치봐야하고..또..혜린 선생님은...그분볼때마다 숨도 못쉬겠어..너무 답답해 나.."



"그럴거 우리 각오했자나..다 알고 많이 힘들거 알고 나한테 온거 아냐?"



"그..그치만...아..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정말..."



"걱정마..오빠가 잘 해볼께 한번.."



"치이..맨날 말로만.."





순간 그들의 대화가 끊겼다..



우린 가빠진 숨을 몰아쉬며 둘의 동태를 살폈다..



나간걸까? 잠잠한듯이 조용한 라커룸의 공기만이 우리 주변을 감쌌다...





"아..오빠..여기서..안돼..전에..누구 있었단 말야.."



"괜찮아..아까 가연이가 마지막까지 있었는데 지금 없는거 보면 갔을꺼야 다들.."



"하아...아..그..그래도..아앙.."





헉....또..시작이다..



이 학교를 구경할때가 문득 생각났다..라카룸쪽에서 들려오던 야릇한 신음소리들..그 상황을 지금 가연이와함께 밀폐된 공간에서 소리로 듣고있다..





"야..야 어떡해....뭐.뭐라도 좀 해봐.."



"뭐..뭘 어떻게해 이상황에서..조용히 있어봐..아..아님 저들을 놀라게 해서 쫓아버릴까?"



"아우..아...그..그럼 지금까지 몰래 들었다고 그러거나..아우 몰라 어쩔꺼야.."



"그러게 나는 왜끌구 들어온거야 ㅠ"



"야~ 나만 혼자 놔두고 도망가겠다 그거냐?"



"아..아니.."





우린 소곤거리는 목소리로 티격태격하고있었다..이런 우리의 상황과는 달리 밖은 아주 그냥 끈적 러브러브다..





"아웅..오빠...아.....하아....아..해줘..버..벗겨줘이거.."



"하아..유진이 니 가슴이랑 다리는 정말 너무 이뻐..하.."



"혜,,혜린선생님보다 이뻐?"



"응? 다..당연하지~ 얼마나 부드럽고 탱탱한데~ㅎㅎ"



"헤~ 오빠꺼 넣구싶다..내꺼에..오빠꺼 내꺼에 가득차서 너무 좋아.."





소리만 들렸지만 적나라한 묘사가 들려온다..유진이의 그 참하고 귀여운 입에서 저런 야한말들이 쏟아진다..



전혀 안어울렸지만 상황은 상황대로 흘러가 흥분이 된다..아니..정말 어쩔 줄을 모를정도로 민망했다..



살짝..가연이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거의 울먹거리다시피 다리가 풀린듯이 몸을 떨고 있었고 이내 바닥에 주저앉아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가쁜숨만 몰아쉬고있었다.





"야..야..괜찮아? 가..가연아~"



"하아...아....모..몰라..마..말시키지마..아 답답해.."





"오빠~아흑....조..좋ㅇ...너무 좋아...이제 넣어줘 응? 오빠꺼...내꺼에 깊히...넣어줘...미칠거 같애.."



"하아..유..유진아..넣는다..아.....아앗...."



"아흑...아...너..너무 좋아...아 끝까지..들..어왔어...아...아웅...웁..."





밖에선 그들의 농밀한 키스소리와 몸이 부대끼는 소리 또 끈적하며 야릇한 소리가 점점심해진다..



내 정신과 긴장상태와는 달리 나의 그곳은 따로 반응 하는것일까..



와이키키 쫄쫄이 수영복을 입었다는것도 잠시 입은채 내 물건은 점점 발기찬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야...야..너..뭐..뭐하는거야!!! 무..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헉..야..아..아냐 이거..오..오해하지마"





나는 순간 정신을 차렸다..차리고 보니 나의 발기찬 물건은 와이키키수영복을 뚫을세라 부풀어 올랐고 바로 그앞에 주저앉아있던 가연이의 얼굴이 위치해 있었다..



나는 순간 너무 깜짝 놀라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미..미안...그...나..남자는..그..이...이런거..자..자연스러운 현상이야..어..어쨌든 미..미안!!"



",,,,,,,하아...하.."





그녀가 아무말도 안한다..아니..못하는 것일거다..밖은 이제 살끼리 서로 부딪히는 소리와 유진이의 절제된 신음소리, 또 라카 벤치가 삐걱대는 소리만 들릴뿐이다..





"하아....재...재희야..어떡해.."





가연이가 내 등뒤에서 가쁜숨을 몰아쉬며 말을 건낸다..





"아..미안해..조..조금만 참아봐..미..미안..으응?....허..헉!!!!! 가..가연아!!"





나도 모르는사이 가연이가 내 등뒤로 와 나의 몸을 껴안는다..



근데...매..맨살? 맨살이다...그녀의 가슴..그녀의 배..그녀의 다리가 그대로 내 등과 다리에 느껴진다..전혀 수영복의 느낌이 아니었다..



난 몸이 경직되는것을 느꼈다..그녀가 그렇게 몸을 나에게 밀착해 더욱 꼬옥 껴안는다..



밖의 상황과 소리와는 상관없이 나와 그녀의 심장은 점점 더 터질듯이 뛰었다..





"가..가연아..왜...그래..응?"



"하아...아...미...미쳤나봐....어떡해.나.."





내가 몸을 살짝 돌리려 하자 그녀가 꼬옥 껴안으며 내 몸을 못돌게 막는다.





"도..돌아보지마..돌지마...자..잠깐 이대로 있어..나...진정할때까지.."





그녀가 내 등뒤에서 그렇게 몸을 떨며 나를 꼬옥 안고있다..그녀의 심장소리와 부드러운 가슴이 내 등뒤에 그대로 전해진다..



나도 왠지모르게 자제력을 잃었던 것일까..몸을 휙돌려 그녀를 안는다..



그녀는 흠칫 놀라며 뒤로 몸을 빼려 했지만 몸을 빼면 더 적나라하게 보인다는것을 알았는지..아니면 나에게 그냥 안겨있고 싶었는지 곧 나에게 전라의 그 몸을 맡긴다..





"하아....아...어...어떡해...미..미안...재희.."



"아..아냐...괜찮아.."





난 그녀의 떨리는 몸을 더 꼬옥 안고 그녀의 어깨와 등허리를 손으로 쓸었다..



그녀가 움찔하며 눈을 질끈 감는다..



내 발기찬 물건은 그녀의 배앞쪽에서 그녀가 움찔거리며 움직일때마다 건드릴 뿐이었다..



밖의 상황역시 더욱 고조되어 유진이의 신음소리가 더 격앙되어있다..더 질척하고 끈적한 야한 소리만이 밖에서 들릴뿐이었고..우리는 이렇게 좁은공간에서 서로의 몸을 부대끼며 맞대고 있었다..



눈을 질끈감고 나의 가슴팍에 안겨있던 그녀가 얼굴을 들더니 나에게 뽀뽀를 한다..키가 어느정도 있던 그녀였기에 까치발을 드는거만으로 나의 입술에 닿을높이가 되었다..



숨도 제대로 쉬지못한 그녀와난 뽀뽀 하나만으로도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심장소리가 밖에까지 들리지 않을까 걱정까지 되었다.



이성의 끈을 놓은것인지 그녀가 나에게 계속하여 뽀뽀를 한다..그러더니 한손을 나의 발기찬 물건으로 가져갔다..



나 역시 주체하지못하고 그녀의 입술을 받아들이며 등허리를 쓸어내리던 두손을 점점 더 아래로 옮겨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두손으로 잡아 벌렸다.





"하아...아.....어..어떡해...이..이러면 안되는데..."



"아...나...나도 몰라..니..니가.. 너땜에 이런거야.."



"하아..몰라.."





그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에게 거친 키스를 한다..



나역시 입으로 그녀의 타액을 받아들이며 계속하여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른다..



그녀의 다리가 풀려 주저앉으려 할때마다 엉덩이를 힘껏 받쳐들고 일으켜 세운다..



허리를 살짝 굽혀 손 하나를 그녀의 더 깊은 계곡까지 내려봤다..촉촉한 그녀의 항문을 지나..꽃잎...



물기때문인지..더욱 촉촉함이 묻어났다..





"하악...아.......자..잠깐!!!"



"하아..."





그녀가 눈을 꼭 감은채 몸을 떨며 움찔거린다..





"응? 오..오빠..무슨 소리 안났어?"



"하아...조..조금만 가만히 있어봐.."



"아..오빠..아아...앙..무..무슨 소리 난거 같애.."



"하아...아....유진아...하아..싸..쌀거 같애..아아..."



"아아..오..오빠...내...안에...안에 싸줘...내꺼에....아.....아아아....아흑.."



"아아악....허억.....허억...하아.."





우리는 밖에서 유진이가 하는소릴 듣고 순간 깜짝 놀라 모든 동작을 멈춘채 꼬옥 끌어안고만 있다..



가연이는 다리가 풀린채 거의 나의 몸에 매달려있는 자세였고 나는 여전히 그녀의 엉덩이를 받치고 버티고 있었다..



그녀가 깜짝 놀랐는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닫혀진 샤워부스문쪽을 계속 응시한다..





"하아...아..오..오빠..너..너무 좋아...따뜻해..하아..."



"유..유진아...사랑해..."



"헤헤...나두...나..버림 안돼.."



"응..안그럴께.."





이어서 큰 호흡과 함께 주섬주섬 뭔가를 챙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자리를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오빠..그..근데 누구 있는거 아냐? 아까 무슨소리 들렸는데.."



"아..아닐꺼야..난 못들었는걸...전에도 그렇고..장소가 불편하고 신경쓰여서 그런걸꺼야.."



"아..그..그래도..하아..."





"재..재희야.."



내 몸에 안겨있던 가연이 나를 쳐다보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을 한다..





"재희야...야.."



"응? 아....잠깐만 기다려봐 곧 갈꺼같애.."



"아..안돼겠어..나...나올거 같아...아.."



"응?뭐..뭐가? 뭐가 나와?"



"하아....아..어떡해..아"



"왜..왜그래...무..무슨일이야.."



"그녀가 거의 울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보..보지마.....보..지마.....안돼..아흑..뒤..뒤로 돌아 어서!!..아...어..어떡해.."







그러는 사이 밖에 있던 유진이와 태민선생은 짐을 챙겨 나간다..하지만 그와동시에..





"왜..왜그래? 이제 갔어..우리도 나가자..응? 왜...왜그...?????!!!!!"





내가 그녀의 엉덩이에서 손을 때고 어깨를 잡고 나가려 하자 그녀가 얼굴이 일그러지며 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허리와 엉덩이는 뒤로 쭈욱 뺀채로 다리는 후들거리며 떨고 있다..





"쪼르르르..."



"!!!!!!!!?"





그녀가 오줌을 싸고있다???!!



극도로 긴장했다가 풀린탓인지 아님 자극을 받은것인지 그녀는 내 몸에 안겨 오줌을 싸고있다..



내 발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하아..어..어떡해...아....흐흑....흑....."





그녀가 나의 가슴팍에 안겨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많이 참았던것일까.. 한동안 그렇게 소변을 누던 그녀가 정신이 돌아왔는지 샤워기를 튼다..



갑자기 나오는 물에 놀랐지만 그렇게 그녀는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고 위에서 떨어지는 샤워기물줄기를 맞으며 처량하게 앉아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난 잠시 멍하니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있었다.



충격이라면 충격이었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단지 가연이가 얼마나 부끄러울까 생각뿐이었다.





"가..가연아..괜..찮아...그럴수도 있지..뭐.."



"아..아무말도 하지마..아...어떡해....제..제발 다 잊어줘..응? 아...정말..어떡해...흑흑.."





그녀는 슬픈눈으로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린다..



샤워기의 물때문에 그녀의 눈물이 구분되진않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울고있는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그녀앞에 쭈그리고앉아 그녀의 젖은 머리를 쓸어넘겨주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볼에 살짝 뽀뽀했다..





"괜찮아..응? 가연아..나..나가자..우선 답답하겠다.."



"흑흑....으..으응...흑.."





난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여전히 전라의 그녀모습..그녀는 아직 정신이 없는지 맨정신으로 그녀의 전라를 감상하는 나는 신경도 안쓰는 눈치다..



정말..완벽한 프로포션...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흠잡을 군데가 없다..까무잡잡한 피부에 건강미 넘치는 탄력이 매력적이다..



그녀가 훌쩍거리며 눈물을 삼키고 나를 쳐다본다..



그렇게 쳐다보다가 순간 정신이 들었는지 팔로 몸을 감싸며 소리쳤다..





"뭐..뭘 보고있는거야!!! 안나가?!!"



"아?..아응...!! 미..미안!!"





나 역시 깜짝 놀라 도망치듯이 샤워부스를 빠져나왔다..



나는 샤워실에서 나와 주위를 살폈다..



라카벤치...저곳에 유진이가 누워있었다..그렇게 도도하고 귀여운그녀의 입에서 야릇한 신음소리와 애교섞인 콧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다시 한번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남자탈의실로 돌아왔다..



샤워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한동안 멍하니 샤워기 물줄기에 몸을 맡긴다..



따뜻한 물의 온기가 내 온몸을 적신다..가슴을 진정시키고 오늘 있었던 일....아니..사건들을 생각한다..



정말 이곳에 오고나서는 하루하루가 사건의 연속이다..하아..





가연...나를 기억하고있는 유일한 아이..그녀를 만난것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했다..



나는 대충 마무리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탈의실 밖으로 나오니 가연이가 벽에 기댄채 서있다..그러고는 나와눈이 마주치니 순간 놀라며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가..가연아.."



"뭐..뭐..왜...뭐왜?"





그녀가 깜짝 놀라며 이상하고 귀여운 반응을 낸다..ㅋ





"아냐..ㅎ 걱정마..다 잊었어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나네~"



"돼..됐거든요~ 지금 그러는거 자체가 기억이 다 난다는거거든~ 하아..정말..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거..걱정마..아무일도 없었자나..우리.."





가연이가 고개를 내쪽으로 돌려 나를 한번 쓰윽 쳐다본다..



그러더니 곧 방긋 웃으며 내 팔에 팔짱을 껴온다..





"야..야 왜그래 또.."



"헤헤~ 뭐 어때..노..놀라긴 했지만...뭐...그나저나..충격이다...유진이가.."



"하아..그..그렇지?"





우린 운동장을 가로질러 그렇게 학교를 빠져나왔다..



아직은 여름의 온기를 머금은 따스한 밤...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있었지만 간만에 불어오는 후덥지근한 바닷바람이었다..





"우..우리 산책하다갈까?"



"응? 지..지금? 늦지않았어?"



"헤헤~ 난 괜찮은데~ 재희 넌 집에 가야대?"



"아..아니 꼭 그런건 아닌데..산책은..어디?"



"아 여기 뒷산 야경 죽이는데 있거든.."



"아..어딘지 알아..안그래도 밤에 가보고싶긴했는데.."



"헤헤~ 가자 그럼..아 잠깐만..맥주라도 사갈까? ㅋ"



"야..고등학생이 무슨 술이야~"



"에이~ 순진한척 하긴..잠깐 기다려봐.."





그녀는 갑자기 편의점으로 후다닥 뛰어들어간다..



그러더니 얼마후 비닐봉지에 맥주몇캔과 주전부리를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온다..





"허...허...얼굴이 성숙해서 다 그렇게 주나보지?"



"야~ 아니거든? 여기 토박이다보니까 다 알고 친해서 그런거지~ 바보야~ 뭐라는거야? 내가 늙어보인단거야?"



"ㅋㅋ아니 좋게 말하면 성숙한거지.."



"됐네요~ 어쨌든 얼른가자!"



"하아...그래.."





우린 봉지 하나씩을 나눠들고 산책로를 따라 뒷산등성을 올랐다..



재인이와 만났던 그 벤치..우린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마을 전경이 보인다..우리집도 보이고 마트, 해변...그리고 아영이네 카페도 보인다..차는 거의 보지질 않지만 집집마다 켜있는 불과 가로등이 어우러져 이쁜 전경을 뽐낸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좋다..후덥한 바람도 산을 타고 올라오며 풀과 나무의 기운을 얻었는지 상큼함이 더해졌다..





"푸슉"





"응? 넌 술고팠냐? 오자마자 캔을따고있어?"



"미지근해지기전에 마셔야지..자 너두 마셔~"



"아..응..그나저나 여기 참 좋다.."



"그치..ㅎ 나도 가끔 올라오는데 요즘은 통 못와봤네..오랜만이다 나두..자 그럼 건배!!"



"아...근데...너..교복입고 그러고 술마시고있으니까 왠지모르게 묘한 분위기다~ㅋ"



"ㅋㅋ 왜~ 섹시하냥?ㅋㅋ"



"뭐..뭐래~"





섹시하다...그렇다고 생각했다..고등학생이 교복을 입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섹시함이 아니었다..



살짝 젖은 머리..까무잡잡한 피부와 대조되는 하얀 교복블라우스와 짧은 치마..그아래로 뻗은 탄탄한 다리라인...섹시한 자태를 보여주고있다..





건배를 외치며 술을 들이키는 그녀..순간 난 그 건배라는 소리에 아영이 떠오른다..왠지모르게 가슴한켠이 아려왔다..내가 죄를 지은것일까..나를 바라보던 아영이의 눈빛이 머리속을 스친다..



나는 맥주를 한모금 들이키며 그녀의 카페쪽으로 시선을 돌린다..불이 다 꺼져있다..오늘은 하윤이네서 잔다했다..



그렇게 한동안 아영이네 카페를 바라보다가 하윤이네 집쪽으로 시선을 돌린다..밤이어서 어디가 어딘지 명확히 구분은 힘들었지만 나는 아영이네서 하윤이네집을 가는 그길의 기억을 더듬어 눈으로 찾아가고있었다..



그렇게 찾은 하윤이네와 비슷한 모습의 집..정확하진 않지만 저정도가 맞을것이다..



2층집인 그 집은 1,2층 다 불이 밝게 켜져있었다..또 한동안 그렇게 그 방향을 바라본다..





"하아....."





깊은한숨을 쉬며 다시 맥주를 홀짝거린다..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냐? 땅꺼지겠다.."



"아...그냥..ㅎ"



"그나저나..어느정도 꼬투리를 잡았다고는 생각했는데 직접 접하니까 충격이다.."



"아..유진이?"



"어...근데 넌 별로 그런거 없나봐? 덤덤하네? 난 지금도 심장 떨리는데"



"아..난..뭐..사실 어쩌다보니 알게됐어.."



"아 진짜? 와...난 몇달이 걸렸는데 넌 오자마자 알게된거야? ㅋ"



"아니 전에 우연히 태민선생님 사무실에서 유진이를 봤는데 분위기가 좀..묘하다그래야 하나? 그렇더라구.."



"그치? 그럴 줄 알았어..아니..근데..그나저나..혜린 선생님은 어쩌고..아 유진이는 왜 하필 그런 유부남이랑..."



"그러게...뭐 태민선생님이 인기가 많을 타입이긴 하지..근데 결혼 했을줄은 몰랐네.."



"하아..유진이 고 기집애를 어쩌면 좋지? 그냥 놔둘 수도 없고..그렇다고 갑자기 뭐라 할 수도없고..어쩌지?"



"뭐..둘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 친구라고.."



"응..그러고보면 우리 셋이 친구였지..ㅋ"



"아..ㅋㅋ 그러네.."



"그래도 뭐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없자나..둘중 하나가 현실을 받아들이던지 아니면 이상향으로 향해 가던지..둘이 알아서 할일이지.."



"그치만.."



"지금은 우선 지켜보자...그나저나 혜린 선생님이 알면 어쩌려고 그러나..정말..내가 생각해도 가슴떨린다..ㅎ"



"그니까..유진이가 상처받고 이런것도 싫고..그렇다고 지금 떼어놓는다고 해도 될지도 모르겠고.."



"우선 두고보자..하아.."



"으응..."





우린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맥주만 홀짝거린다..나역시 유진이도 유진이지만 아영이 생각이 더 나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아까 내 앞에 전라로 서있던 가연이의 몸까지 머릿속을 스친다..하아...남자란...



그렇게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고있는데 가연이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온다..





"으응? 버..벌써 취한거냐?"



"아..아니거등? 그냥 이러고 있음 안대냐?"



"아니 뭐..."





난 애써 태연한척 맥주만 마셔댄다..





"그....아..아깐..미안.."



"응? 뭐..뭘...?"



"아니 갑자기..그..그렇게..그..그치만 나 그..그렇게 헤프고 막..그런애 아냐!!"



"하하하하 그렇게 강조 안해도 알아..나도 미안해..하마트면 자제력을 잃을뻔했어.."



"흐음...이..잃었어도 괜찮았는뎅~"



"뭐..뭐?"



"ㅋㅋ 뭘 그리 놀라냐~ 아주 아까 할꺼 다하려고 해놓고.."



"아..아냐 그런거.."



"아..아까 계속 그렇게 있었음 우리 어떻게 됐을까?"



"그..글쎄...모르지..뭐....니가 오줌 안쌌음...뭐.."



"캬아아아악!!!!! 주..죽을래? 한번만 더 내 앞에서 그말하면 죽을줄알아!"



"ㅋㅋㅋ알았어..알았어.."





그녀가 얼굴이 새빨개지며 나를 쏘아본다..



이런거 놀리는걸 좋아하지만 더이상 하면 진짜 죽을거 같았다..





"매..맹세해..무덤까지..죽을때까지 가져간다고.."



"하하하 알았어..근데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께..안그러면 답답해 죽을꺼야.."



"뭐...뭔데..!"



"아까 발이 굉장히 따뜻하긴 했어...ㅋㅋㅋ"



"야압!!!!!!"





그녀가 내 옆구리를 꽉 꼬집는다..아팠지만 그럴짓을 했다..



마지막인 샘 치고 그녀를 놀리고 다시 한동안 말없이 두번째 맥주캔을 마셨다..





"하아..좋다..."



"흠...근데 가연아.."



"응?"



"아..그게...나...좋아하는 사람 있어.."



"........흐음...."





그녀는 놀라거나 그런눈치는 아니었지만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나는 그녀를 쳐다보지못한채 밤야경에만 눈을 고정시키고 말을 이어갔다..





"사귀고있는 사이고..얼마되진 않았지만.."



"헤에...능력좋구나~?"



"아..아냐 그런거.."



"근데 갑자기 그건 왜..."



"아..아니..그냥..말해야 할것 같아서.."



"그렇겠지....말해야지...근데..좀 잔인하다.."



"응? 뭐..뭐가?"



"아직 여운도 남아있고..부끄럽긴하지만 고백도 했고..그렇게 내 맘 전하고.."



"그러니까..말하는거야..이러면 안되는게 아닌가 하고.."



"그니까..나도 알지만..말해줘서 고맙기도 하지만 너무..뭐랄까..좀...슬프자나..헤헤 나 차인거자나 ㅎ"



"아...아냐..그런거..미안해.."



"아니긴...치...됐어 위로 안해도 돼..근데 누군데? 내가 아는 사람이야?"



"아..응..알걸? 저기 저 카페에 사는애.."





나는 손으로 아영이네 카페쪽을 가리켰다.





"아...응? 아~....아영이구나..헤에~귀엽지 아영이~"



"응? 으응...그렇지 뭐,,"



"흐음...늦은건가 내가?"



"미안해.."



"자꾸 미안하다 할래? 나쁜놈아~ 너 그렇게 이쁜 여친이 있는데도 내가 유혹했더니 자제력을 잃었단 말이지?"



"아니..그건..그때.."



"큭큭...당황하시긴~ 그러면..내가 또 유혹하면 넘어올 수도 있다는거네?"



"야..그러진 마라..무섭게.."



"흐응..모르지 뭐..나야말로 지금 오랜만에 만난 내 첫사랑인데 쉽게 정리 될수 있을거 같아?"



"하아...미안해.."



"아냐 ...나도 아직 내 감정이 뭔지 몰라..그리고 니가 말했듯이 너도 아직 나란 사람에 대해 기억도없고 잘 모르기도 할테고.."



"아..응...."



"그러니까..난 지금부터 이 감정 가지고 다시 시작하면 되자나..너에게 나란사람을 알게하고..옆에 붙어있고 그러면 혹시 알아? 넘어올지 ㅋㅋ"



"아..정말..아니라니까..그러면 안되지~ 무섭다 너~"



"ㅋㅋㅋ 걱정마셔~ 시도때도없이 덮친다는거 아니니까..그냥 지금은 친하게 지내자 우리 서로 말못할 비밀이 갑자기 많아졌자나 ㅋㅋ..그치만..내 생각도 좀 해봐..그리고 해줘.."



"아..."





그녀는 웃고있었지만 살짝 쓸쓸한 눈을하며 애원하듯 내게 말한다..



그러더니 또다시 나의 어깨에 살짝 머리를 기댄다..



나는 움찔했지만 지금 어깨를 빼거나 그녀의 머리를 치운다면 그녀가 크게 상처받을거란 생각에 잠시 가만히 있었다..





"아 맞다..하윤이는 너 모르나? 하윤이도 여기 쭉 살았는데?"



"응? 하..하윤이? 글쎄..나도 잘.."



"그래? 흐음..이상하네..모를리가 없을것 같은데.."



"설마..ㅎ 만약 알면 아는체 했겠지..지금까지 별 말도없는데..ㅎ"



"그런가? 뭐..하긴..알거나 그랬으면 먼저 아는체 했겠지..ㅎ 니가 그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나보다 야~ 거봐 나한테 고마워해야된다니깐 넌..ㅋㅋ"



"아아 그래그래 ㅋㅋ 고맙다 정말..ㅎ"





진심이었다..나를 이렇게 기억햊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었다..당연히 고마운일이다..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를 그녀는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갈까 그럼? 좀 피곤하네~"



"아..응..그래 가자.."





그녀가 일어나 보챈다..우린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길을 따라 내려온다..



그녀가 뒤에서 달려오더니 내 팔에 팔짱을 낀다..





"야...아우..나 여친있다니까.."



"뭐 어쩌라구~ 누가 너보고 내 남친 하래니?"



"근데 이 팔은 뭐야..넌 괜찮을지 몰라도 아영이나 누군가 보기라도하면.."



"뭐 어때..난 이게 내 스탈인데~ 어쩌라구..누가 양다리 바람피래냐? 그냥 이게 내 스탈인데 ㅎ"



"하아..정말..."





난 반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녀와 팔짱을 낀채 마을로 내려왔다..





"그럼 들어갈께.."



"응 조심히 들어가..내일 학교에서 봐.."



"응 재희 너도 조심히 가.."



"응.."





그녀는 인사를 하자마자 몸을 돌려 빠른걸음으로 거의 뛰다시피 사라진다..



나는 그자리에 서서 한동안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있었다..



나를 기억하는 아이..나를 마음에 담아두고있던 아이..그 소중한 기억들을 자신의 추억으로 간직한 아이..그리고 그 감정을 나에게 나눠준 아이..



그녀가 싫을 리 없다..아니 오히려 고맙고 좋은 아이라는걸 알게됐다..



덮침을 당할 뻔 하긴 했지만..아영이가 없거나 그녀가 그 실례를 안했더라면 어떻게 됐을런지도 모른다..



보기와는 다른 매력의 아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며 집으로 오는길..내 팔에 아직 그녀의 온기가 남아있다..



제법 바람이 불어서인지 포근한 바람임에도 몸이 살짝 떨려온다..그 팔의 온기가 아니었으면 얼마나 더 추웠을지 모른다..





"다녀왔습니다~"





"음? 아무도 없나?"





"오..오빠~!!"



"아 재인이 왔구나..언제 온거야..나도 수영하러 갔었는데.."



"아..아까 연습하다 왔지.."



"근데 엄마아빤? 아직 안오셨어?"



"아..엄마 병원간 건 알아?"



"응 아까 감기기운있으시다고 아빠 병원에 간다고 하고 나가셨는데.."



"응 안그래도 아까 아빠한테 연락왔었는데 엄마 병원가신김에 이것저것 검사하고 오늘 하루 입원했다가 내일 같이 들어오신다구.."



"아 그래? 흠...근데 그러면 너 저녁은..먹었어?"



"아...아니 아직...혼자먹기 시러서.."



"아...배고프겠다..뭐라도 좀 챙겨먹지..오빠도 안먹었는데 같이 먹자..늦었지만.."



"응^^"



"그럼 옷갈아입고 해줄께...오늘은 그냥 있는거 가지고 먹자.."



"응..난 좋아~"





난 2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 1층으로 내려왔다..재인이는 거실쪽에서 티비를 보고있다..



난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다가 식사를 준비했다..



재인이를 불러 함께 밥을 먹고 정리를 하고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티비를 본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하지만 졸음은 오질 않는다..오늘 있었던 일들이 한편의 드라마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어느새 재인이는 소파에 누워 내 다리를 배고 잠을 청한다..





"야..들어가서자..여기서 자지말구.."



"시러~ 오빠랑 같이 가서 잘꺼야.."



"뭐래 얘가...가자 그럼 나도 올라갈께.."



"오빠 안졸리면 여기 있어도 되.."



"아냐 늦었는데 내일 학교도 가야되고.."



"응.."





난 재인이를 이끌고 2층으로 올라갔다..내 방으로 들어와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는데 어느샌가 재인이가 방에 들어와있다..





"아..깜딱이야~ 왜...가서 자지않구.."



"오늘..가..같이자.."



"응? 왜....니방 가서 자.."



"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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