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수건 (처음에는 아프다던데) - 단편 > 근친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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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수건 (처음에는 아프다던데)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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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51회 작성일 20-01-17 12:35

본문

빨간수건 (처음에는 아프다던데)




● (라디오 전용 대본)



(제목) 빨간 수건 (열 한 번째 단편)

(부제) 처음에는 아프다던데



S# 1. 두메산골, 형호네 뒷동산 잔디 밭 (늦은 밤)



형호 ▶ 어쩐 일이야 ?

순금 ▷ ………보고 싶어서………

형호 ▶ 내가 집에 있는 줄 어떻게 알았어 ?

순금 ▷ 동네 어귀 공터에 니 화물차가 서 있던데.

형호 ▶ 응. 그랬구나. 건데, 걸어 왔어 ?

순금 ▷ 응.

형호 ▶ 아니 ? 두 시간이나 걸어서………어두운 밤 처녀가 혼자서 ? 겁도 없이…

순금 ▷ 응. 걸어서………그런데, 니 만날 생각하고 오니 금방 이더라.

형호 ▶ 그래, 잘 왔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저녁 내가 널 찾아가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늦게 도착해서.

순금 ▷ 그랬어 ? 왜 ?

형호 ▶ 응. 나도 보고 싶어서………아냐, 사실은 할 말도 있거든.

순금 ▷ 무슨 말 ?

형호 ▶ 으………음. 너, 서울 갈래 ?



순금 ▷ (놀라는 목소리로) 서울 ? ………

형호 ▶ 응. 그래, 우리 서울 가자.

순금 ▷ 서울 ? 왜 ?

형호 ▶ 응. 나 이제 서울에서 일하게 될 거야.

순금 ▷ 왜 애 ?

형호 ▶ 응. 이번 옹고리에 가서 양파만 싣고 서울 올라가면 여기는 그만 두고 서울에서 운전할거야.

순금 ▷ ………?

형호 ▶ 왜 싫어 ?

순금 ▷ 그게 아니고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서…



형호 ▶ 내가… 니 놀래 켜 주려고 그랬는데………

순금 ▷ 이게, 그냥 놀라고 말 일이야 ?

형호 ▶ 그래. 미안해. 니도 준비를 해야하는데………

순금 ▷ 무슨 준비 ?

형호 ▶ 아니, 뭐 따로 준비할거는 없지만 마음이라도 준비를 해야하잖아.

순금 ▷ 그래, 아무 준비도 없이 무작정 올라가서 어떡해 ?

형호 ▶ 미안해. 그냥…밤에…둘이…아무도 모르게………



순금 ▷ ………? 안돼. 엄마에게는 말을 해야 돼………그렇지 않으면 우리 엄마 죽어.

형호 ▶ 뭐라고 말 할건데 ?

순금 ▷ 음 음………뭐라고 해야 하지 ? 서울 ?………공장에…취직하려 간다고 하지 뭐.

형호 ▶ 보내주시겠어 ?

순금 ▷ 서울에 아는 친구가 있다고 말하면 될 거야. 이 가난에 입이라도 하나 줄이자면…

형호 ▶ 농사 일꾼도 하나 잃는데.

순금 ▷ 올해는 모두가 자기가 짓겠다고 해서 빌려서 농사지을 땅도 많지가 않아

형호 ▶ 그래, 그러면 되겠다.



순금 ▷ 건데, 언제 ?

형호 ▶ 음………모레 저녁 10시. 내가 양파를 다 싣고 우리 집에 왔다가 짐을 챙겨서.

순금 ▷ 짐을 ?

형호 ▶ 응. 내가 가지고 갈 짐은 이미 엄마가 다 챙겨 주셨고 몇 가지만 더 챙기면 돼.

순금 ▷ 나는 뭘 챙겨야 하는데 ?

형호 ▶ 당장 입을 옷가지만 챙겨서 나와.

순금 ▷ 그래가지고 ?

형호 ▶ 니 동네 앞으로 오면 10시쯤 될 건데, 큰길가에서 기다리지 말고,



순금 ▷ 어디서 ?

형호 ▶ 응. 여기서 가자면 니네 동네 들어서기 전에 작은 야산이 있지 ?

순금 ▷ 응.

형호 ▶ 가만, 니 집이 있는 골짜기에서 거기까지 내려오자면………

순금 ▷ 응. 한 30분 이상 걸려.

형호 ▶ 그 길가 야산에 큰 소나무가 한 그루 있지 ? 그 밑에서 몸을 숨기고 기다려, 응.

순금 ▷ 응. 알았어. 지난 정월 대보름날 매 둔 그네 줄이 있는 그 소나무 말이지 ?

형호 ▶ 응. 길가에 있으면 안되고 야산에 올라가. 남의 눈에 안 띠게 해. 응.

순금 ▷ 알았어.

형호 ▶ 내일 말고 모래 밤 10시야. 잊어 먹으면 안 돼.

순금 ▷ 응. 알았어. 내일말고 모래 밤 10시잖아.

형호 ▶ 응. 내가 그곳으로 차를 몰고 갈 테니까 거기서 기다려. 내 화물차야. 응 ?

순금 ▷ 응. 지금 몰고 다니는 거 말이지. 그런데………나, 무서워. 겁도 나고………

형호 ▶ 왜 ?



순금 ▷ 나………서울은 처음이거든. 아니 서울만 그런 게 아니고 도시는 처음이야.

형호 ▶ 괜찮아. 서울도 사람이 사는 곳이야.

순금 ▷ 난………지금까지 이 산골에서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간 본 적이 없거든.

형호 ▶ 괜찮아. 내가 있잖아. 걱정하지 마라.

순금 ▷ 정말이지………그래도 나∼아 무서워. 겁나.

형호 ▶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내가 있는데.



순금 ▷ 그래도. 형호야. 나………안아 줘………무서워. 막 떨려. 춥기도 하고………

형호 ▶ 춥긴…그래. 이리 와.

순금 ▷ 서울………신나기도 하고, 겁도 나고………가고 싶기도 하고 그래.



순금 ▷ 형오야, 나………있잖아………겁이 나.

형호 ▶ 내가 있잖아

순금 ▷ 그래………안아 줘. 그래도 두려워.

형호 ▶ 그래. 이리 와

순금 ▷ 따뜻해………



형호 ▶ 그런데 순금아 ?

순금 ▷ 응 ?

형호 ▶ 나………너………가지고 싶다.

순금 ▷ ………



형호 ▶ ………안되겠어 ? ………

순금 ▷ ………

형호 ▶ 그럼, 뭐…할 수 없고…

순금 ▷ ………

형호 ▶ 마음에 두지 마. 곧 우리는 곧 서울 가서 함께 살 건데 뭐.



순금 ▷ 그런데………나………처음이거든………

형호 ▶ ………

순금 ▷ 나………정말 몰라………

형호 ▶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순금 ▷ 정말 ?

형호 ▶ 그럼.

순금 ▷ 피-이. 너는 우리나라 전국으로 화물차 몰고 다니면서 구경도 하면서………

형호 ▶ 그래도.

순금 ▷ 온갖 세상 구경 다하고 다니는 니가 설마 여자가 처음이라고 ?

형호 ▶ 그래. 정말이야.

순금 ▷ 믿어도 되는 거야.

형호 ▶ 정말이라니까.



순금 ▷ 그런데………나………할 줄 모르거든.

형호 ▶ 뭘 ?

순금 ▷ ……… ?

형호 ▶ ………넌 친구도 없니 ?

순금 ▷ 왜 ?

형호 ▶ 그런 경험 있는 친구는 있을 거 아냐 ?

순금 ▷ 있긴 하지만………얘기로 들은 거 밖에는 몰라.

형호 ▶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순금 ▷ 몰라………?

형호 ▶ 걱정하지 마. 겁나면 안 하면 돼.

순금 ▷ 그래도………



형호 ▶ 그럼………우리……… 한번 해 볼까 ?

순금 ▷ ………

형호 ▶ 알아. 그만 둬………우린 아직 결혼 전이고………조르지 않을 깨.

순금 ▷ 정말………나 서울 데리고 가는 거지 ?

형호 ▶ 그럼.

순금 ▷ 약속해.

형호 ▶ 그래

순금 ▷ ………손가락 걸었다-아………그럼. 모레야.



순금 ▷ 너………아직………나………가지고 싶어………?

형호 ▶ ……….

순금 ▷ 나………가지고 싶냐구 ?

형호 ▶ ………하지만………나도, 그 그………그 그………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

순금 ▷ 나도………몰라………니가 먼저 나 가지고 싶다고 했잖아 ?



형호 ▶ 이리 와………널 안고만…있을 깨.

순금 ▷ 그래………



순금 ▷ 처음에는 되게 아프다는데………

형호 ▶ ………

순금 ▷ 피도 나고………

형호 ▶ ………

순금 ▷ 나, 서울 데려가지는 거지.

형호 ▶ 그럼. 우리 둘이 같이 가는 거야.



순금 ▷ ………여기………손 넣어 봐. 따듯하지 ?

형호 ▶ 응.

순금 ▷ 아니, 브라쟈 밑으로 넣어 봐.

형호 ▶ ………

순금 ▷ 좁아서 거북해 ? 그럼. 내가 브라쟈를 풀어 줄깨.

형호 ▶ ………

순금 ▷ 이제………내 가슴을………잡아 봐………너………떨고 있구나………

형호 ▶ 아니.

순금 ▷ 아니긴………나도………가슴이………왜 이렇게 떨리지 ?

형호 ▶ ………



순금 ▷ ………어떻게 좀 해 봐.

형호 ▶ ………

순금 ▷ ………치마 벗을 까 ?

형호 ▶ ………

순금 ▷ 에이………바보.

형호 ▶ ………



순금 ▷ ………치마가 구겨지면 안 되는데………

형호 ▶ 응. 잠깐………그럼, 내 잠바를 깔지 뭐.

순금 ▷ 그래. 잠바 이리 줘. 잠깐…음…저 위쪽에 보이는 뽕나무밭 있지 ?

순금 ▷ 응.

형호 ▶ 우리 밭인데 그 옆에 평평한 잔디밭이 조금 있거든 거기로 가자.

순금 ▷ 엥 ? 여기 무덤이 있는데 ?

형호 ▶ 있으면 어때 죽은 사람인데 뭘.

순금 ▷ ………?



순금 ▷ 아야∼ 잠바 밑에………뭐가 있어………돌멩인가 봐.

형호 ▶ 엉 ? 엉덩이 들어 봐. 응. 이거야.

순금 ▷ 저리 치워. 아파 죽겠네………여기, 이 긴 풀도 뽑아서 저리 좀 던져.

형호 ▶ 응.



순금 ▷ 추워. 안아 줘.

형호 ▶ 응.

순금 ▷ 형호야…나…서울 데려 갈 거지 ? 나………너만 믿어.

형호 ▶ 그럼.

순금 ▷ 너………바지 안 벗을래 ?

형호 ▶ 바지 ?

순금 ▷ 응.

형호 ▶ 그래. 내가 벗을 깨.

순금 ▷ 팬티는 ?

형호 ▶ ………팬티도………자………



순금 ▷ 어머 ! 이게 뭐야 ?

형호 ▶ ………나………고추.

순금 ▷ 나………잡아 봐도 돼 ?

순금 ▷ 응.

형호 ▶ 어머. 뜨겁구나. 원래 이래 ?

형호 ▶ 아냐.

순금 ▷ 이게………니 고추가 점점………커지는데………원래는 작아 ?

형호 ▶ 응.

순금 ▷ 팬티를 다 내려.

형호 ▶ ………그래.

순금 ▷ 서울에선 어떻게 살 건데………?

형호 ▶ ………



순금 ▷ 나도 벗는…다………아프다는데………?

형호 ▶ ………

순금 ▷ 피도 나고………?

형호 ▶ 그만 둘까 ?

순금 ▷ ………아니………그런데 무서워.

형호 ▶ ………그럼. 그만 두자.

순금 ▷ 아냐, 아냐. 어차피 우리 같이 살 거 아냐.

형호 ▶ 응.



순금 ▷ 자………내 배 위로 올라 와 봐.

형호 ▶ 괜찮겠어 ?

순금 ▷ 그럼

형호 ▶ ………건데, 니………내 고추를 놔 줘야지 ?

순금 ▷ 어머, 그래, 호호호. 몰랐어. 호호호.



형호 ▶ 그래.

순금 ▷ ………나…오늘 이러면… 애기 가질 줄도 모른다. 오늘이 그 날인데…

형호 ▶ 난………그런 거 잘…모르는데…

순금 ▷ 아냐, 괜찮아. 우린…어차피 서울 가면 한집에서 같이 잠자고 같이 살 건데. 뭘 그렇지 ?

형호 ▶ 그럼.



순금 ▷ 잠깐 ! 잠깐 !

형호 ▶ 왜 에 ?

순금 ▷ 내가 다리를 더 벌려야 돼 ?

형호 ▶ 가만………내가 엉덩이를 들어 줄 깨. 응 그렇게 다리를 벌리고………다리를 위로 올려.

순금 ▷ 이렇게………

형호 ▶ 응. 다리가………아프지 않아 ?

순금 ▷ 아프지는 않는데………

형호 ▶ 그럼, 니 다리를 내 허리에 얹어. 응, 그렇게………



순금 ▷ 빨간 수건이 없는데………

형호 ▶ 빨간 수건 ?

순금 ▷ 응. 엉덩이 밑에 깔아야 하는데………

형호 ▶ 내 손수건 줄까 ?

순금 ▷ 응. 내 손수건하고 같이 두 겹으로 깔지 뭐.

형호 ▶ 그래.



순금 ▷ 아휴. 니가 너무 무거워. 잠깐 어깨만 좀 들어 봐.

형호 ▶ 그래.

순금 ▷ 너………팔 아프지 않겠어 ?

형호 ▶ 괜찮아.

순금 ▷ 자 이제. 내 가슴에 안겨.

형호 ▶ 응.



순금 ▷ 가만∼

형호 ▶ 왜 ?

순금 ▷ 브라쟈 풀고………티를 올리고………이제 됐어.

형호 ▶ 그럼 나도………

순금 ▷ 아니 ? 다 벗지마 ………니도 이렇게 런닝만 위로 올리면 되잖아.

형호 ▶ 응, 그래

순금 ▷ 아………따듯해. 내 가슴이 너무 뛰지 ?

형호 ▶ 응. 나도 그래.



형호 ▶ 다리 아프지 않아 ?

순금 ▷ 괜찮아.



형호 ▶ 그럼………이렇게 하는 거야 ?

순금 ▷ 아냐, 아냐, 거기 아냐.

형호 ▶ 어딘데 ?

순금 ▷ 더 아래………더 아래………

형호 ▶ 어딘데 ? 그럼, 니가 잡고 해 봐.

순금 ▷ 내가 잡고 해볼 께

형호 ▶ 응.

순금 ▷ 엉 ? ………고추가…아까보다 더 커졌어 ? 남자 고추가 원래 이렇게 큰 거야 ?

형호 ▶ 응.

순금 ▷ 어머, 끄떡끄떡 하네………가만있어 봐………여기야.

형호 ▶ 여기 ?

순금 ▷ 응………거기………살살………천천히………맞추어 볼 깨………응응. 그래.



순금 ▷ 아프다는데 ?

형호 ▶ 글세………

순금 ▷ 피도 난다던데 ?

형호 ▶ 나도 몰라.

순금 ▷ ………나…서울 데려 가는 거지 ?

형호 ▶ 그럼. 걱정하지 마.

순금 ▷ ………나 서울 데려 가는 거지 ? 나………너만 믿어.

형호 ▶ 응………

순금 ▷ 나-아, 니 따라 서울에 가고 싶어………겁도 나고………무섭고.

형호 ▶ 걱정하지 말래도 그르네.

순금 ▷ 자, 약속.

형호 ▶ 아까 약속했잖아.

순금 ▷ 그래도. 또………

형호 ▶ 그래. 약속………이렇게………밀어 넣어도 돼.



순금 ▷ ………아프다던데………살살………천천히………아야. 잠깐, 아파.

형호 ▶ 왜 그래 ?

순금 ▷ 아………아프단 말이야. 내가 잡고………넌 천천히………

형호 ▶ 그래.

순금 ▷ 더 천천히………아∼아∼. 악………

형호 ▶ 왜 ?

순금 ▷ 아………아………퍼.

형호 ▶ 그래, 더 넣지 않고………나 가만히 있을 깨.

순금 ▷ 응………가만 가만.

형호 ▶ 그래도 아파 ?



순금 ▷ 응………어 ? 건데 이상해. 뭐가………엉 ? 핀가 ? ………피가 났는가……… 좀 봐 줘 ?

형호 ▶ 어디를 ?

순금 ▷ 아래………내 고추에………피나는 것 같애.

형호 ▶ 넣지도 안았는데 ?

순금 ▷ 뭐 ? 호호………후후………아직………다 넣지도 않았어 ?

형호 ▶ 그럼. 겨우 고추 대가리만 들어 간 것 같은데.

순금 ▷ 그랬나 ?

형호 ▶ 그래.



순금 ▷ 형오야, 나∼아, 겁나∼무서워………

형호 ▶ 그럼………그만 둬.

순금 ▷ 아니. 다시 한번 해 보자. 천천히………살살………응, 그렇게………

형호 ▶ 그래. 살살………

순금 ▷ (갑자기 숨을 멈추며) 아-악--………

형호 ▶ 왜 그래 ?

순금 ▷ 가만………가만………끝까지 넣지 말고………그대로 가만………가만………

형호 ▶ ………

순금 ▷ 아 악………악, 아퍼.



형호 ▶ 많이 아파 ?

순금 ▷ 그래………아퍼…다…들어갔어 ?.

형호 ▶ 응. 그런 것 같은데. 그럼………뺄까 ?

순금 ▷ 아니………조금만, 가만있어 봐………아프다………아퍼………

형호 ▶ 나도 그래………따끔하더니 조금 아픈 것 같아………

순금 ▷ 니도 ? 정말 ?

형호 ▶ 그래.



순금 ▷ 휴∼우………이제 됐어………어 ? 그런데 뭐가 흐르는 것 같애………

형호 ▶ 뭐가 ?

순금 ▷ 몰라………응. 흐르고 있는 것 같애………

형호 ▶ 뭘까 ?

순금 ▷ 손으로 만져 봐.

형호 ▶ 어떻게 ?

순금 ▷ 엉덩이를 들고………니 고추를 조금 빼 봐………손 이렇게 주고………여기………뭔가 흐르지 ?

형호 ▶ 자………그래. 엉 ? (놀라는 목소리로) 이건………피………핀데………?



순금 ▷ (놀라는 목소리로) 뭐 ? 피………그 봐. 내가 피가 난다고 했잖아.

형호 ▶ 어떡하지 ?

순금 ▷ 몰라………나………서울………데려………가는 거지 ?

형호 ▶ 응.

순금 ▷ ………됐어………이제………나………니 꺼야. 응 ?

형호 ▶ 그래………이제………순금이 넌………내 꺼야.



순금 ▷ 나………니 따라………정말 서울 가고 싶은데………나, 서울 데려 가는 거지 ? 응 ?

형호 ▶ 그래. 걱정 마.

순금 ▷ 정말이지 ?

형호 ▶ 그럼.



순금 ▷ ………이렇게 가만히 있는 거야 ?

형호 ▶ 그럼 어떻게 해 ?

순금 ▷ 니 고추를 조금 움직여 봐. 아니………그렇게 깊게 넣지 말고………아파………조금만 빼 봐.

형호 ▶ 응. 이렇게.

순금 ▷ 응. 다시 천천히 넣어 봐………내 고추가 이상해………니 고추가 너무 따뜻해.

형호 ▶ 나도 이상해. 니 고추 안에도 너무 뜨거운데 ?

순금 ▷ 그래에 ?

형호 ▶ 응.



순금 ▷ 천천히………응. 거기, 거기. 잠깐만 있어 봐. 니 고추에 닿는 게………되게 짜릿하던데………

형호 ▶ 여기야 여기 ?

순금 ▷ 아니………조금 아래위로 움직여 봐. 아니, 고추를 조금만…다 빼지 말고 뺐다 다시 넣었다 해 봐.

형호 ▶ 이렇게………이렇게………

순금 ▷ 응 응. 그렇게………아 악∼응 거기야. 니 고추가 닿는………거기, 거기∼. 넌 아무렇지도 않아 ?

형호 ▶ 응. 나도 뭔가 고추 대가리에 닿기는 닿는데………그게 뭔지는 모르겠어.

순금 ▷ 나도………모르겠는데………으 응 응 그렇게 조금 빨리 빨리………그곳을 닿게 하여 조금 빨리.

형호 ▶ 이렇게………좋은 거야 ?

순금 ▷ 응. 그래. 이상해. 그곳에 니 고추가 닿으니 온 몸에 전기가 찌르르 오는 게 이상 해.

형호 ▶ ………



순금 ▷ 갑자기 온 몸이 부르르 떨려………아 악.

형호 ▶ 그래 에 ?

순금 ▷ 응.

형호 ▶ 그럼 자꾸 이렇게 해 줘 ? 깊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은데………

순금 ▷ 깊이 ? 몰라. 난 몰라. 응 응. 그렇게 짧게…조금 더 빨리……으으응응 아이 어째, 나, 어떻게 해.

형호 ▶ 왜 ?



순금 ▷ 기분이 자꾸 이상한 게………뭐가 온 몸에 꾸물꾸물 기어다니는 것 같애.

형호 ▶ 어디 어디 ? ………개미인가 ?

순금 ▷ 아냐, 아냐. 내 고추 안에서 간질간질하다가 갑자기 배로 타고 넘어 와………

형호 ▶ 일루 ?

순금 ▷ 응 그래 내 가슴을 넘어서 내 목구멍을 탁 막는 게………아∼아∼ 형오야, 아∼아∼아∼

형호 ▶ ………



순금 ▷ 이게 뭐야 ? 내 목구멍을 막는 게………숨을 쉬지 못하겠어. 아∼아∼아∼

형호 ▶ 뭐야 ?

순금 ▷ 조금 빨리………더∼더, 위에.

형호 ▶ 여기 ? 여기 ?

순금 ▷ 아니, 아니, 위………천정으로………더 위에………아∼아∼아∼ 으응 거기, 거기. 조금 더 세게.

형호 ▶ 그럼………여기구나.

순금 ▷ 응. 아앙 나 죽겠어. 형오야- 어떻게 좀 해 봐………아악 너무 깊어………살살………천천히………

형호 ▶ 응 알았어. 이렇게………나도 이상해………



순금 ▷ 형오야. 나……… 오줌 나오려고 그래. 오줌………

형호 ▶ 오줌………?

순금 ▷ 응. 오줌 같애. 막 나오려고 그래. 어쩌면 좋아 ? 응 ?

형호 ▶ 글쎄 오줌이 ?

순금 ▷ 그래, 오줌 같다니까 ? 아∼아∼아. 나온다. 나온다. 어휴. 아 아. 내가 왜 이래.

형호 ▶ ………나도 뭐가 나오려고 그러는데 ?



순금 ▷ 오줌이야 ?

형호 ▶ 몰라. 어 ? 나도 나온다, 나온다∼가만, 가만……… 가만히 그대로 있어

형호 ▶ 나도 그래. 아∼아∼ 가만 가만………아 아 악, 나………나………나왔어………학학학.

순금 ▷ 나도………헉헉헉………지금………



순금 ▷ 어 ? 그런데 갑자기 니 고추가 왜 커졌나 ?

형호 ▶ 왜 애 ?

순금 ▷ 내 고추 안이……… 니 고추 땜에 너무 답답해. 어 ? 니 고추가 움직이는 것 같애.

형호 ▶ 그래 ? 우욱 우욱. 말 시키지 마………나………나도 나와 버렸어. 헉헉헉



순금 ▷ ………오줌일까 ?

형호 ▶ 몰라.

순금 ▷ 어디 봐 봐. 지금.

형호 ▶ 나중에 봐………이렇게 조금 있다가………아∼기분 좋다.



순금 ▷ 나도 그래. 온 몸이 새털같이 가벼워∼훨훨 날아 갈 거 같애. 나 좀 잡아 줘. 응 ?

형호 ▶ 가긴 어딜 가. 내가 이렇게 안고 있잖아.

순금 ▷ 그래도 몸이 자꾸 공중으로 날라 갈 거 같애.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이…머리가 텅 빈 것 같애.

형호 ▶ ………휴 우………난 피곤한데………

순금 ▷ 그래 ? 그럼. 기분은 나처럼 좋아 ?

형호 ▶ 응. 그래. 기분은 좋은데 졸리려고 그래.

순금 ▷ 오늘 서울에서 종일 운전하고 와서 그래. 내 배 위에서 이렇게 조금 쉬어. 응 ?

형호 ▶ 응. 그럴 깨. 이러다 잠들면 어쩌지 ?

순금 ▷ 응. 내가 깨워 줄 깨. 걱정하지 말고 자.

형호 ▶ 알았어.



순금 ▷ 형호야.

형호 ▶ 응.

순금 ▷ 우리………서울서 어떻게 살 건데………

형호 ▶ 아∼ 그야. 지금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단칸방에 냄비하나, 숟가락 두 개로 시작하는 거야.

순금 ▷ 방은 ?

형호 ▶ 응. 그건……새 사장님이 가불 해 준다고 했어.

순금 ▷ 나………살림 잘 하려나 모르겠는데………

형호 ▶ 걱정하지마. 밥만 잘 해도 돼.



순금 ▷ 정말, 나, 밥은 잘 하는데………

형호 ▶ 그래, 방 얻는다고 빌린 돈 갚자면 어차피 반찬은 할 일이 없을 거니까.

순금 ▷ 그래도 형오야.

형호 ▶ 아냐, 농담이야. 우린 잘 할 수 있을 거야. 니도 살림 잘 할거냐. 나 너 믿어.

순금 ▷ 정말 ?

형호 ▶ 그럼. 우리 순금인데………



순금 ▷ 정 어려우면 나도 공장 가서 벌면 돼. 함께 벌자 응 ? 서울에 공장 많다던데.

형호 ▶ 응. 그래.

순금 ▷ 가발공장이나 방직공장 같은데………

형호 ▶ 그래………건데, 니 공장 가서 아무것도 못 할 건데………

순금 ▷ 걱정하지 마. 누군 뭐 배속에서부터 배워 나오나.

형호 ▶ 그래, 너라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거야

순금 ▷ 정말 ?

형호 ▶ 그럼.



순금 ▷ 야∼아 신나다.

형호 ▶ 이리와, 뽀뽀. 쭙.

순금 ▷ 응. 쭉쭉. 형오야.

형호 ▶ 응

순금 ▷ 나………아까………정말………기분 좋았거든………넌 어땠어 ?.

형호 ▶ 응. 나도 그랬어.

형호 ▶ 정말 ?



순금 ▷ 응, 고추는 조금 얼얼하고………봐, 봐. 어때 ?

형호 ▶ 그래. 여기…이 털 때문에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조금 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것 같긴 한데…

순금 ▷ 응. 거기가 조금 화끈거려………그리고 다리가………허리가 조금 아파.

형호 ▶ 미안해 .

순금 ▷ 아냐, 괜찮아.

형호 ▶ 다들 기분이 좋다고들 하던데

순금 ▷ 글쎄. 그 기분이 좋은 거 라면 좋았어 ………아니, 너무 근사했어.

형호 ▶ 그래 애 ?



순금 ▷ 건데………왜, 니 고추가 갑자기 작아 지니 ?

형호 ▶ 몰라.

순금 ▷ 고추가 빠졌니 ?

형호 ▶ 아니 ? 왜 그래 ?

순금 ▷ 응, 고추가 작아 지니까 그렇구나. 고추 한번 움직여 봐.

형호 ▶ 이렇게………

순금 ▷ 응, 응………빠지지는 않았는데………이제 자, 응 ?



형호 ▶ 그래. 아∼ 졸려. 너 힘들지 않겠어 ?

순금 ▷ 괜찮아………내가 안고 있을 깨, 건데, 뭐가 흐른다. 흘러……아이, 많이 흐르는데 어쩌면 좋아.

형호 ▶ 뭐가 ?

순금 ▷ 몰라. 니 고추가 작아 지니까 그 사이로 흐르는 것 같은데.

형호 ▶ 뭘 까 ? 오줌일까 ?

순금 ▷ 어디 봐 봐, 너 일어 나 봐. 응. 그래. 응. 이제 고추가………빠졌나 ?

형호 ▶ 그래.



순금 ▷ 응. 호호호 호호.

형호 ▶ 아니, 왜 웃어 ?

순금 ▷ 호호호. 아니 글쎄, 니 고추 좀 봐.

형호 ▶ 왜 ?

순금 ▷ 후후. 아까 그 큰 고추는 어디로 가고…아주 작은 게…번데기 같아.

형호 ▶ 놀리지 마. 이러다 나중에 다시 커진다∼

순금 ▷ 정말 ?

형호 ▶ 그래, 일어 나 봐………엉 ? 이건 오줌이 아닌 것 같은데………색깔이 희멀건 한 게 쌀뜨물 같애.

순금 ▷ 그래, 어디 보자………어 ? 정말………오줌이 아니네.

형호 ▶ 그래.

순금 ▷ 그러네………어 ? 그런데, 이게 자꾸 흘러내리네. 어떡해 해야 돼 ?

형호 ▶ 나도 몰라. 우선 손수건으로 닦아 봐.

순금 ▷ 알았어.



순금 ▷ 호호호.………니 고추 끝에도 지르르 하고 타고 흐르는데………어 ? 떨어진다. 떨어져.

형호 ▶ 어디 어디 ?

순금 ▷ 호호호………내 고추 위에 떨어졌어.

형호 ▶ 그래………

순금 ▷ 괜찮아. 나중에 닦으면 돼. 건데, 형오야 ?

형호 ▶ 왜 애 ?



순금 ▷ 니 고추………여기………여기 고추 끝에는 왜 빨갛게 된 거야 ?

형호 ▶ 몰라. 아까 니 고추 안에서 뺏다 넣었다 할 때 고추 끝에 뭐가 닿더니만………그랬나 ?

순금 ▷ 아프지 않아 ?

형호 ▶ 응. 아프지는 않는데. 조금 얼얼해.

순금 ▷ 내가 호호 해 줄까 ?

형호 ▶ 니가 ? 어떻게 ?



순금 ▷ 응. 고추를 이리 내밀어 봐. 내가 호호 해줄 깨………응. 그렇게………호오 호오.

형호 ▶ ………기분이 이상해∼

순금 ▷ 왜 ?

형호 ▶ 내 고추가 이상해 ?

순금 ▷ 왜 에 ? 어 ? 고추가 커지려는데…어머, 이 봐. 고추가 금방 아까처럼 커졌어 ? 나 어떡해 ?

형호 ▶ 몰라. 니가 또 키웠잖아.

순금 ▷ 몰라………나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형호 ▶ 니가 입을 대고 호오호오 하니까………커진 거야………?

순금 ▷ 그런 게 어딨어 ? 호호호 점점 커진다. 나 어쩌면 좋아. 응 ? 형호야.

형호 ▶ 또………니 고추 속에………들어가고 싶어 그런가 봐.

순금 ▷ 또 오 ?

형호 ▶ 그래.

순금 ▷ 또 해도 돼 ?

형호 ▶ 그럼. 내 고추가 이렇게 커졌잖아.

순금 ▷ 또 오줌싸면 어떻게 해 ?



형호 ▶ 아니 ? 아까 보니 오줌이 아니었잖아.

순금 ▷ 그래.

형호 ▶ 나 혼자 그럴 때도 이런 물이 나오던데 오늘은 더 많이 나왔네.

순금 ▷ 너 혼자………어떻게 했는데 ?

형호 ▶ 아이. 그 만해. 오늘 졸려서 혼났어. 내일도 종일 운전해야 되는데 졸리면 어떡해.

순금 ▷ 그래. 그만 자.

형호 ▶ 아냐. 집에 가서 편하게 자야 될 거 같아.

순금 ▷ 아니, 이렇게 내 팔 베고 조금 자다가 가.

형호 ▶ 그럴까………



순금 ▷ 응. 이리 와………내 팔 베고………아이∼ 찌르지 마∼아.

형호 ▶ 왜 ?

순금 ▷ 니 고추가 내 허벅지를 찌르잖아.

형호 ▶ 그랬니 ?

순금 ▷ 응. 내가 이렇게 잡고 있을 깨 넌 잠이나 자.

형호 ▶ 알았어.



순금 ▷ 아이………니 고추, 그만 끄떡거리고 자. 응 ?

형호 ▶ 알았어. 나………잔다. 아이 졸려. 음음………

순금 ▷ 그래………얼마나 피곤했으면………

형호 ▶ 음음

순금 ▷ 형오야. 나………서울 데려 가는 거지 ? 나………너만 믿어. 정말이야.

형호 ▶ 음음………냠냠………

순금 ▷ 형오야. 나…지금…행복 해.

형호 ▶ ………냠냠………(쿨쿨 잠자는 소리)



(음악 : 행복하고 즐거움이 넘치는 음악 )



S# 2. 산골, 숲으로 난 산길 (아침)



순금엄마 ▶ 야 ! 이년아 ! 빨리 따라오지 못해 !

순 금 ▷ ………

순금엄마 ▶ 아이구, 저 웬수 같은 년. 야아, 빨랑 빨랑 와. 빨리 갔다 와서 오후엔 콩 타작해야 돼.

순 금 ▷ 알았어………

순금엄마 ▶ 아이구. 내 팔자야. 그래 그 놈의 새끼가 맞긴 맞는 거야.

순 금 ▷ ………

순금엄마 ▶ 그러면 이 년아. 한 두 달되었을 때 이야기해야지 일곱 달이나 지나서야 이야기를 해. 응 ?

순 금 ▷ 아빠가 겁이 나서………

순금엄마 ▶ 그래. 이젠 뱃속에 아기도 지우지도 못하고 어쩔 거야 이 년아.

순 금 ▷ 엄마………



순금엄마 ▶ 어휴, 속 터져. 그래, 이 년아, 서울 가자고 하고 난 뒤에 그 놈이 오지 않았잖아 ?

순 금 ▷ ………

순금엄마 ▶ 그랬는데도 넌 그놈한테 가보지 않았니 ?

순 금 ▷ 갔었어………이틀 후에 그 애 집에 갔었는데 집에 없었어.

순금엄마 ▶ 그 놈이 집에 있는지 없는지 니가 어떻게 알아 ?

순 금 ▷ 화물차도 보이지 않고……그 애 방에도 없고……이틀 밤 동안 그 방을 지켜봤는데 없었어.

순금엄마 ▶ 어휴, 이 년을………

순 금 ▷ ………

순금엄마 ▶ 아, 이 애미가 시집가기 전에는 사내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순 금 ▷ ………

순금엄마 ▶ 어휴. 이 년을………그냥

순 금 ▷ 엄마.



순금엄마 ▶ 어휴 숨차. 다 왔네. 이 동네지 ?

순 금 ▷ 응………

순금엄마 ▶ 이렇게 먼 데를 말 만한 지집애가 혼자서 걸어 다녔단 말이지. 그것도 밤에.

순 금 ▷ 아니, 그 애와 만났을 때는 우리 집까지 그 애가 바래다주었어.

순금엄마 ▶ 그런데 동네에는 왜 소문이 안 났지 ? 이 년아.

순 금 ▷ 그 애가 바래다 줄 때는 산길로 다녔고……주로 그 애가 우리 집에 날 찾아 왔었어.



순금엄마 ▶ 그래. 서울 가기로 약속한 그 날, 가만 ? 그 날이 아니지.

순 금 ▷ ………

순금엄마 ▶ 그 전전날이지, 그때 딱 한번만 몸을 허락했다 이거지 ?

순 금 ▷ 그래 엄마. 몇 번이나 이야기를 해줘야 돼.

순금엄마 ▶ 그런데, 이 년아, 딱 한 번인데 애기가 들어서니 애기가, 응 ?

순 금 ▷ 그 날 이였는가 봐………



순금엄마 ▶ 그래 이 년아. 아휴 이 멍텅구리 같은 년아.

순 금 ▷ 엄마 때리려고 하지 마. 무서워.

순금엄마 ▶ 그래. 월경이 끝나고 그 날 쯤에 실수하면 애기가 들어선다고 엄마가 이야기했어 ? 안 했어 ?

순 금 ▷ ………

순금엄마 ▶ 아, 이 년아, 어서 대답 좀 해 봐.

순 금 ▷ 엄마………



순금엄마 ▶ 이 집이야 ?

순금엄마 ▶ 응.

순금엄마 ▶ 니가 앞장 서. 이 년아. 어서.

순 금 ▷ 엄마………

순금엄마 ▶ 너, 그 자식 보면 무조건 바지가랭이 붙들고 매달려야 한다.

순 금 ▷ 엄마………

순금엄마 ▶ 절대로 놓아서는 안 된다. 알겠냐 ? 이 썩을 년아.

순 금 ▷ 엄마………

순금엄마 ▶ 아∼ 이 년이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린 게구나.

순 금 ▷ ………

순금엄마 ▶ 그 놈 놓치면 너 죽고, 우리 집도 죽고 모두 다 죽어 이 년아. 알겠어.

순 금 ▷ 엄마………

순금엄마 ▶ 이년아 넌, 이제 그 집 귀신이야. 죽어도 그 집에서 죽어. 다시 우리 집으로 올 생각은 하지마.

순 금 ▷ 엄마, 그러지 마. 무서워.



S# 3. 형호네 집 (같은 시각))



순금엄마 ▶ 여보세요 ? 누구 계세요.

형호엄마 ○ (방문을 열며) 누구세요 ?

순금엄마 ▶ 저…여기가…(작은 목소리로) 아- 이년아 이리와 어서………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다시 큰 목소리로) 저…화물차 운전하는 형호라는 총각이 사는 집입니까 ?

형호엄마 ○ 그런데요………형호가…우리 아들 되는데 ?

순금엄마 ▶ 맞긴 맞네. 아- 이 년아. 얼른 인사드리지 않고 뭐 해. 이리 가까이 오래도.

순 금 ▷ (마지 못해) ………아………안녕………하………세요.

형호엄마 ○ ………누구………신지 ?



순금엄마 ▶ 이거 참 내.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그래.

형호엄마 ○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

순금엄마 ▶ 아니 ? 형호 총각 집에 있어요 ?

형호엄마 ○ 아니………없는데………



순금엄마 ▶ 그 봐, 이 년아, 아니, 글쎄 댁의 아드님이 우리 딸을 서울 가자고 꼬드겨 가지고.

형호엄마 ○ 우리 형호가………요오 ?

순금엄마 ▶ 네에, 서울로 데려가지는 않고 우리 딸에게 덜컥 애만 가지게 하였으니………

형호엄마 ○ 네 에 ?

순금엄마 ▶ 이제 이를 어쩌면 좋아요. 글쎄.

형호엄마 ○ 우리 형호가 언제………



순금엄마 ▶ 아, 그때. 언제지 ? 아 이년아, 니가 말씀드려.

순 금 ▷ ………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그러니까 그게 언제냐 하면, 그, 뭐 라더라.

순 금 ▷ 서울………

순금엄마 ▶ 그래. 여기서 일 그만두고 서울 가서 일한다고 하고 가기 3일전인가 그랬지 ?

순 금 ▷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예………



순금엄마 ▶ 그래, 댁의 아드님이 우리 딸을 데리려 온다고 하고 오지 않았다지 뭐예요.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일을 저지른 거는 그 3일 전이고………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아. 그랬으면 이 년이 애미한테 빨리 이야기라도 했으면 어떻게 해 볼 건데,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병원에 갔더니 너무 늦어 수술도 못하고…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벌써 7개월 째라서 이젠 애기를 지울 수도 없다고 하고 이거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아니 이 년이 얼마나 독한지 7개월 동안 배에다 복대를 하고 있어서 감쪽같이 몰랐지 뭐예요.

형호엄마 ○ 저………

순금엄마 ▶ 아니, 아드님은 멀리 갔어요 ? 언제 돌아오나요 ? 서울 간 거는 아니죠 ?

형호엄마 ○ 그게 저………



순금엄마 ▶ 아드님이 와야 이야기가 되겠구만, 말씀하시기 곤란하신 모양인데.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그럼. 아드님을 먼저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 봐야 되겠네요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여기서 아드님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죠.

순 금 ▷ ………, ………

순금엄마 ▶ 아니, 아 이년이………어휴 다리 아파. 마루에 앉아서 기다려도 돼죠 ?

순 금 ▷ 엄마-아.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아, 잔말말고 너도 여기 올라 와. 홀몸도 아닌데 이렇게 먼 길을 왔으니……얼른 올라와.

형호엄마 ○ 저………형호는

순금엄마 ▶ 아니, 해지기 전에는 집에 돌아 올 거 아뇨 ? 더 늦어요 ?

형호엄마 ○ 형호는………돌아오지 않아요.

순금엄마 ▶ (놀래며) 네 에 ?

순 금 ▷ (놀래며) 네 에 ?

형호엄마 ○ 아니………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돌아 올 수 없어요.

순금엄마 ▶ (놀래며) 네 에 ?

순 금 ▷ (놀래며) 네 에 ?



형호엄마 ○ 형호는………(흐느끼는 목소리로) 죽었어요.



(무겁고 짧고 둔탁한 음악)



순 금 ▷ ………?!

순금엄마 ▶ (놀라는 목소리로) 뭐, 뭐라고요 ? ………언제요 ?

형호엄마 ○ 그 날………서울 가기로 한 날밤 옹고리에서 양파를 싣고 집으로 오다가 사고를………

순 금 ▷ ………

형호엄마 ○ 운전대를 전봇대에 정면으로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그만………

순금엄마 ▶ 네 엣 ?

순 금 ▷ 네 엣 ?

형호엄마 ○ 전봇대에…졸음 운전이라고 하데요. 사고 현장이 너무 처참하여………

순 금 ▷ ………?



형호엄마 ○ 운전기사를 알아 볼 수가 없었데요. 그 뒤 4일인가 5일인가………

순 금 ▷ ………?

형호엄마 ○ 지난 뒤에야………집으로 연락이 왔었어요.

순금엄마 ▶ 뭐라고요 ?

형호엄마 ○ 아시다시피 워낙 두메산골이라서 연락이 늦었나 봐요.

순 금 ▷ ………

형호엄마 ○ 서울서 쉬지도 않고 당일 바로 내려와 양파를 싣자마자 다시 출발하는 것을 차주가

순 금 ▷ ………

형호엄마 ○ 한숨 자고 가라고 그렇게 말렸는데도 무엇에 씌였는지 우기고 오다가………

순금엄마 ▶ ………

순 금 ▷ (실성한 사람처럼) 엄마………엄마………엄마………



형호엄마 ○ 시체도 간신히 수습하여………요-오- 뒷산에 묻어 주었어요.

순 금 ▷ 흑흑흑………엄마.

순금엄마 ▶ 엉 ? 야, 이년아. 어디로 가 ? 아니 저년이………거기 서지 못해.

형호엄마 ○ ………

순금엄마 ▶ 아, 이년아 거기 서. (목소리가 점점 멀어 진다)



형호엄마 ○ 거기 뒷산에………응. 그렇게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뽕나무밭이 있는데 그 옆에………

순금엄마 ▶ 순금아, 순금아,

형호엄마 ○ 새로 만든 조그만………흑흑흑………무덤이………있을 거야.



형호엄마 ○ 흑흑흑. 흑흑흑 (울음을 터트리며) 아이구, 내 새끼야.

순금엄마 ▶ (흐느끼며) 순금아, 순금아, 이 년아- 아- 아- 아- (점점 멀어 진다)

순 금 ▷ 형………호………야………(점점 멀어 진다)



(엔딩 음악 : 애절하고 서글픈 음악 낮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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